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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어지른 방을 치우는 이유

소설 [디자이너의 마음들]

주말에는 거의 집에 없다 보니 제정신을 차리고 나면 어느새 일요일 오후가 되어 있다. 그리고 널브러진 옷가지들이 눈에 들어오고, 쌓여 있는 설거지가 보여서 청소를 하다 보면 어느새 캄캄한 밤이 찾아와 있다. 월요일을 준비하는 경건한 마음이랄까, 월요병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랄까. 이렇게 어지른 상태로 새로운 것을 하지 못할  같다는 생각에 서둘러 방을 치우기 시작한다. 내일부터 다시 어지르게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분주하고 조급할 때에는 괜히 방을 치울 여유조차 없다는 핑계를 댄다. 프로젝트를 하느라 연달아 야근을 하고 마감을 하고 나서 푹 자고 나서야 비로소 청소를 시작한다.


청소를 하는 마음은 새로운 시작과 맞닿아 있다. 다시 리셋하는 기분으로 먼지를 털어내고 바닥을 닦아내면 마음도 덩달아 깨끗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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