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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 Lee Feb 18. 2016

침묵의 목소리

자녀의 첫 한마디를 기억하는가?

우리는 모두 첫 번째 생일을 지나고 여러 달 동안 J의 목소리는 어떨까? 무슨 말을 할까? 등을 기대하며 첫 한마디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런 모든 관심에도 불구하고 J는 단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는데 마치 말을 할 수 없거나 소리를 전혀 만들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매우 절망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을까?'하고 걱정을 했다. 토론토에 도착해서도 여전히 말을 하지 않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시간이 태반이었다. 물론 이름을 불러도 심지어 바로 뒤에서 소리를 질러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 아이는 말을  못 하나? 목소리도 들어볼 수 없단 말인가?' 말이 늦는 아이가 종종 있다고 하지만 그게 내 일이 되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일이 아닌 게 된다


그토록 소원이었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지금은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렸지만 J가 가장 처음에 한 말이 무엇이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은 안타깝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고 해도 또 한 가지 중요한 순간을 놓쳐버린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J를 위해 만든 자석글자 앱을 사용하는 동영상을 찍어둔 것이 있어서 말을 하기 시작할 즈음 목소리를 들어볼 수는 있었다. 아마도 자폐 진단을 받기 한 달쯤 전에 드디어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촬영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고 넘어간 사실인데 이제 돌이켜 보면, 아는 만큼 보인다고 글자를 만들다가 흐트러지면 신경질적으로 고음의 목소리로 반응을 보인 것이 아마도 분노발작을 표출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많은 자폐성 장애아동 부모들은 4~5세까지 아이가 말을  못 할 경우 영원히 말을  못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라고 쓰고 선고라고 읽는다)을 종종 듣고 있다. 하지만 2013년에 발표된 "자폐 및 심각한 언어 지연 아동의 문장 및 유창한 말하기 예측"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새로운 연구 보고서에서는 이와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는 4세 전에 말을 습득하지 못한 8세(평균 11.6세, 표준편차 2.73세)의 자폐아 53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70%에 달하는 372명의 자폐아가 4세 이후에도 문장을 말하는 법을 습득했으며 47%에 달하는 253명은 유창하게 말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4세 이후에 문장 구사 능력에서 인구학적이나 아동 심리학적인 특징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다소 늦은 말하기를 시작한 나이와 내부적인 증상 발현이 증가한 경우에는 말하기의 유창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중 변수 해석에서는 지능지수(IQ)가 높고 사회성 결함이 낮으며 언어를 습득한 나이가 낮은 경우 각각 독립적으로 유창한 말하기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전형적인 행동이나 반복적이고 감각적인 관심은 언어 습득 지연에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심각하게 언어가 지연되는 아이들도 4세 혹은 그 이후에 문장 구사나 유창한 말하기를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언어 발달을 위한 개입이나 목표를 설정할 때, 인지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을 모두 포함한 비언어적 기술을 평가하고 고려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1]



1. http://pediatrics.aappublications.org/content/131/4/e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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