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우리와 함께 갈 수 없습니다.

쇼미 유행어 인줄로만 알았지.

by 춤추는 목각인형

올해로 8년차인 나는 지금까지 어디에 있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이었다. 첫 번째 회사에서도, 두 번째 회사에서도 인정 받으며 일했고 팀과 회사에 도움이 되는 존재였다. 매 순간 완벽했다는 뜻이 아니다. 나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동료가 옆에 있었고 나 역시 마찬가지로 그들의 부족함을 메꿨다. 서로가 서로의 퍼즐이 되어 큰 목표를 달성해 가는 즐거움을 느끼며 일했다.


세 번째 회사에서의 나는 어느 조각에도 맞지 않는 퍼즐이었다. 뾰족한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바뀐 환경 속에서 표류하는 나날이 계속됐다. 일단 회사의 성향과 나의 성향이 맞지 않았다. 그곳은 공격적인 일처리가 필수였는데 나의 장점인 신중함과 차분함이 그 팀에는 별 도움이 안됐다.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 했기에 더 나은 안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번복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목적지도 모른 채 각자가 정답에 가까운 무언가를 알아서 찾아가야 하는 곳이기도 했는데, 그럴 때면 안개가 짙은 미로 속을 헤매는 것 마냥 길을 잃었다.


모두가 각자의 전쟁을 치르는 그야말로 각개 전투인 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동료의 부재도 힘들었던 포인트. 팀의 성과보다는 개인의 성과가 중요한 곳 이었기 때문에 협업이 원활하지 못했고, 같이 일하는 사람과의 크고 작은 트러블이 계속 됐다. 그리고 그 상대가 주로 팀장을 포함한 그 팀의 원년 멤버들 이었기에 시간이 지날 수록 난 더 위축되기 마련이었다.


입사 후 1개월이 지났을 때쯤 팀장과의 101을 잊지 못한다. 당시 나는 ‘아직 1개월밖에 안됐다' 의 마인드로 접근 했는데 팀장은 ‘벌써 1개월이나 됐다’의 스탠스였다. 합류한지 한 달이나 됐으니 이제는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할 때다 라는 묵직한 한 방. 속도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그 때 좀 더 정신을 차렸어야 했나 싶지만 돌이켜보면 정신을 차리지 않고 일했던 순간은 없었던 것 같다. PM으로서 메인 캠페인 런칭에 기여한 바도 뚜렷하고 런칭 전후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탄탄하게 가져갈 수 있었던 것도 나의 공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사 후 6개월이 되던 때, 나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최종 인사 통보를 받았다. 마지막 면담 때 팀장은 나에게 '팀과의 케미가 맞지 않는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그 팀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과 팀장이 나와 일하는게 어렵다는 이유로, 나는, 그 회사에서 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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