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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쑤 May 21. 2017

니스에는 구름이 없고 비행 궤적만 가득하다

프랑스 니스


숙소를 나서다 다시 방으로 도로 들어갔다. 겹겹이 입었던 옷가지들을 던져버리고, 노트북이니 지갑이니 뭐가 잔뜩 들어 어깨를 짓누르던 가방을 내려놓고 카메라만 달랑 든 채로 길을 나섰다. 가만히 넋 놓고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햇살이 그대로 내리쬐었다. 맨 피부에 닿는 해가 기분 좋다.






니스에는 구름이 없었다. 비행기 궤적들만 가득했다. 하늘 위로 이리저리 얇고 길다란 비행기 자국들이 번졌다. 손가락으로 그 자국들을 가만 따라가보다 손을 더 뻗어 한 선은 우리 엄마가 있는 한국까지 이어보고, 다른 선은 런던까지 이어 두고 온 친구들에게 사랑을 담아 쭈욱 그었다. 저 비행선들은 어딘가로 향하는 설렘과 긴장, 사랑하는 이를 보고파하는 마음 같이, 많은 감정의 집합체겠지. 그 마음들은 각자 다른 곳으로 향하겠지만 하늘에 진한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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