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23.
속 안에 두고 가는
사람들의 말들이 있다.
`길이 미끄러우니 조심해야 한다.`
따듯하게 살라는 당부와,
`같이 먹는 밥이 정이란다.`
은근한 기다림이나.
`아가 이가 몇 개 났는가?`
입 안에서 태어나는 봄 같은.
말의 속은 텅텅 비어서
그대로
바스러지기도 하지만
차곡차곡 채우면
데굴데굴 굴러서,
어딘가
닿기도 한다.
명치 밑 땅에
그걸 묻으면
자라는 나무가 있다.
언젠가 잎이든
열매든
무언가 열리면
말 속에 담아 보내드릴게요.
보내는 이는
사랑으로
하자.
-편지, 도상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