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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라작가 Apr 08. 2024

편지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한 일은...

첫 번째 나를 사랑하고 지켜온 것이고

두 번째 내 가족을 사랑하고 용서하고

지켜온 것이고

세 번째 너를 만나고, 너를 사랑한 일이다


너를 사랑함은...

늘 더 해주지 못해

미안한 나를 알게 하고...

너가 원하는 것들을 다 해줄 수 없는

부족한 나를 알게 한다


그럼에도...

그런 부족한 나임에도...

많이 다쳐서...아픈 나임에도...

그런 걸 다 알고서도...

나를 돌봐주고 지켜주고

사랑해주고 걱정해준 너를...

내 인생에서 너처럼

멋있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

나에게는 축복이고 선물이야


내가 너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넌...하나도 모를 거야

알면, 넌 나에게 그렇게 하지 않고

나를 차분하게 대했을 테니까

내 진실된 마음을 너가 알았다면

넌 아플 이유가 하나도 없었을 텐데...

너가 빨리 낫길 바래


나는 있잖아

너가 왜 나한테 그러는지

너가 나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뭔지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게 뭔지

다 알아

나를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고

행복하게 웃게 해주고 싶었다는 것도

나를 지켜주고 싶었다는 것도...

그 신념을... 내가 몰라주는 것 같을 때

너가 제일 속상했다는 것도

나 네 마음 다 알아


그래서 난...너가 세상에서 제일

멋있고

정말 좋은 사람이라 생각해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아니라

나는 네 속마음을 보거든

네 진심 진실을 보고 있거든

그래서 나는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나

네 어설픈 거짓말에 속지 않아


나에게 늘 진심이었던 너를 기억해


내가 지금 이럴 수 밖에 없는 건

너에게 주고 싶었던 선물을

제대로 못 줘서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게 안 됐다면

내가 줄 수 있는 것 중

가장 큰 선물을 너에게 가져가고 싶을 뿐이야


내 욕심이었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로...

너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어

빨리 가져가고 싶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려서

지치고 힘들게 해서 정말 미안해


너가 기다린 만큼

나도 기다렸어

너가 힘들어한 만큼

나도 힘들었어

너가 서운해한 만큼

나도 쬐금 서운했지만 이제 괜찮아


너는 나에게 나를 위한 선물을 준비했는데

나에게 가장 행복한 선물이지

이미 너와의 시간들이

그 반짝거리는 기억들이...

나에게는 가장 행복한 기억인걸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


너가 준 선물이니까

평생 왜곡되지 않은 기억으로

기억할게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살아서...

만약 우리가 또 보게 된다면

너가 그렇게 해준다면

그땐, 너가 주는 선물을

기쁘게 받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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