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어버이날 선물, 생일선물, 어린이날 선물, 각종 선물 중 단연 1위는 '현금'이다. 돈은 가치이자 선택의 자유가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선물에는 호의가 감사할 뿐, 수령권자에게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기회는 없다. 수동적으로 선물을 받아 포장지를 언제 뜯을까 정도의 자유만이 주어질 뿐이라고 할까.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가 선호하는 돈!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무소유의 철학을 실천하려는 사람조차 일정 액수의 돈은 필요하다. 자급자족이 가능한 삶이 아니라면 생계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돈을 받으면 돈을 준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액수가 클수록 가는 마음도 커진다. 대가없이 주는 돈이면 감사가, 이자까지 더해 갚아야 하는 돈이면 심적 부담이 생긴다.
돈이 흘러간 곳에 마음이 묻혀진다!
돈에 대해 지나친 가치부여를 하는 것은 세속적이고, 돈 이상의, 돈 이외의 가치에 대해 인생의 목표와 가중치를 두어야 고매하고 품격있는 삶이 될 수 있다는 것이나 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되고 돈에 대해 그 존재가치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돈에 대한 본능과 욕망과 돈과 일정한 거리유지를 해야 한다는 것 사이에서 모순이 발생한다.
부동산, 주식 등에 돈을 흘려 보낸 경우 전체 신경과 정신은 부동산, 주식의 값, 값의 변동을 보여주는 그래프와 수치에 집중된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은 돈이 흘러간 곳에 마음이 흘러간다. 최근에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제시하는 가격변동 그래프와 투자자의 자산현황에 마음이 흘러간다. 달러를 사서 모으거나 금을 사서 모으는 경우에도 시세변동과 투자 대비 수익의 비율에 마음이 간다. 마음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단순한 이성적 사고만이 아니라 염원과 기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경우, 그 사람이 언제 자신의 돈을 돌려줄 것인지, 그것도 얼마의 웃돈을 더해 반환할 것인지에 마음이 간다. 그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내 돈의 일부가 그 사람에게 흘러갔기 때문이다.
돈의 상실과 영혼의 파괴!
결론이 해피하면 만사가 해피할 것이다. 하지만, 돈에 대한 욕구가 모두의 공통적인 본능이기 때문에 돈을 얻으려면 치열한 경쟁을 치뤄야 하고, 승자와 패자가 발생한다. 게다가 돈으로 돈을 벌고자 할 경우에는 해피가능성보다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불로소득, 그에 준하는 돈을 얻는 것은 현실과 사람이 호락하게 관대히 보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돈이 흘러간 곳에 마음이 흘러가 묻혀진다면 마음은 분할되어 한 쪽은 내 쪽에, 한 쪽은 다른 사람이나 다른 곳에 파견된 것이다. 만약, 흘러간 돈이 가치를 점차 잃어가거나 사람의 악한 본성에 의해 상실되어 그의 욕구충족에 이용되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우주의 미아가 되어버리면, 우리는 이성을 잃고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 돈을 가져간 물질들, 부동산, 주식, 코인, 달러, 금 등이 증오의 대상이 되고, 돈을 가져간 사람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복수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돈의 상실은 단순한 화폐의 상실이 아닌 것이다. 가치의 상실이고, 그에 부여된 욕구, 욕망 등 마음의 상실이다. 마음이 일부 상실되어 영혼까지 피폐해질 수 있다. 역으로 일상 생활과 전체적인 삶에 악순환의 쳇바퀴를 달게 된다.
액수에 비례하는 마음!
어느 정도의 액수의 돈을 가지면 만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자문해 본다. 10억, 30억, 100억. 당장 필요한 몇 백만원. 사람과 상황에 따라 희망하는 돈의 크기는 달라진다. 가끔 부자들이 탈세하거나 불법하게 돈을 모으는 모습을 보고 여러 사람들이 지탄한다. 그만큼 돈이 있으면서 왜 저럴까라고 하지만, 간절히 원하던 액수의 돈을 가져보면, 더 많이 가지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돈의 발길에 마음이 가고, 돈의 크기에 마음이 커진다. 인생을 둘러보고 자신을 관조할 마음, 가치있는 가치를 좇을 마음은 고갈된다. 마음이 강퍅해지고,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고, 영혼은 피를 쫓듯 돈을 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