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학창시절 잘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공부 잘 하는 친구에게 질문을 한다. 그러면, 공부 잘 하는 친구는 친절하게 답과 풀이과정을 알려 주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답은 알려주지 않고, "이게 시험에 나오겠냐! "라고 반문한다. 결국,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공들여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시험에 출제될 가능성이 없는 부분을 공부하지 않는 것은 시험과 수험을 준비중인 사람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핵심가치일 것이다. 역으로 출제가능성이 일말이라도 있어야 공부할 가치가 있고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
학생신분을 떠나 보낸 지금, 우리는 '돈이 되면 가치있는 일이고, 돈이 안 되면 쓸모없는 일'이라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돈은 물물교환을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환수단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돈은 교환수단 이상의 가치를, 알 수 없는 시점부터 품게 되었다.
한 선배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당시에는 여과없이 "맞아요"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참으로 씁쓸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돈은 생계유지를 위해 필요한 요소라는 의미를 초과해서 인간에게 여러 유의적인 가치로까지 승격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돈이 되면 가치있는 일이고, 돈이 안되면 쓸모없는 일로 양분해 버리는 것은 삭막한 판단이 아닐 수 없다. 돈을 수집시킬 수 있는 일이 곧 가치있는 일이라는 등가관계가 옳은 명제라면, 돈이 많을수록 행복도 비례관계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돈에 대한 소유욕을 어느 정도 의식적으로 상실시키자 행복을 느꼈다는 사람들도 있고, 평범한 사람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액수의 돈을 소유한 사람이 불행을 겪는 일도 많다.
돈, 그 액수는 수치에 불과한 것이다. 그것이 가치일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경제적 '가치'라는 관점에서는 가치의 개념을 포섭하고 있지만, 인간만이 고민하고 추구할 수 있는 그런 가치가 '돈'으로 대체될 수는 없는 것이다.
돈이 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고 가치없는 일은 아니다. 다만, 가치있는 일로 여기는 자세와 그 속에서 꿈꾸는 가치의 실현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