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많은 아이…
늘 해맑게 생글생글 웃고 있어서,
주변 사람들을 같이 웃게 하는 아이,
속이 깊은 아이…
나의 행복보다 나의 사람들의 행복에,
더없이 행복했던 아이…
눈물이 많았던 아이…
작은 일에도 무엇이 그렇게 슬픈지,
그 커다란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던 아이…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주는 법도 안다고 했던가…
그랬다. 난 사랑을 많이 받아봤기에
그 사랑도 나눌 수 있는 아이였다.
사랑스러운 아이, 사랑이 많은 아이,
감사했다. 사랑을 알게 해 준 엄마에게,
그리고 외가 친척들에게,
비록, 아빠와 친가의 사랑은 몰랐지만,
충분했었다.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인지,
타고난 성향이 그랬던 건지,
나는 그런 아이였다.
너와 다른,
나의 그런 점에 끌렸으리라 생각된다.
잘 웃고, 잘 챙겨주고, 전문적인 직업에,
이런 사람이라면,
결혼하면 너를 대신해
너의 부모님께도, 너의 가족과도
함께 잘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 생각했겠다, 넌…
지금 생각해 보면
난 그저,
네가 어색해서 어울릴 수 없는 그 공간에,
연락해도 할 말없어 쭈뼛거릴 그 상황에,
남들과 똑같은 행복 가득한,
그런 가족이 고픈 작은 희망에,
나를 연결고리 삼아 함께 하고팠던건 아닌지..
너를 생각하면,
사랑받지 못한 것 같아서,
그래서 사랑하는 법이 서툴고 낯설어서,
너의 사랑의 표현들이,
나를 핥히고, 상처 내고, 아프게 한다는 걸,
그것마저도 너는 모르고 있다는 게?
나는 너무 슬프고, 아프다…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말..
널 바꿀 수 있단 생각보단,
내가 받았던 그 사랑으로 너를 품어주면
너 또한 사랑을 나눌 줄 아는,
나의 사랑에 물들 수 있다 생각했었다…
그게 나의 자만이었다는 걸,
너를 만나고 생겨난 나의 결핍들에
웃는 날보다 눈물 흘리는 날이 많아지며
나는, 조금씩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
지금은 너 아닌,
너에게서 채울 수 없는 부분을
더 이상 요구하지도,
바라지도 않는다.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
아무리 얘기하고, 들어달라 소리쳐도
안 되는 건, 안될 거라는 걸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