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의 반대편에는

by 알머리 제이슨

'웜홀'은 우주에서 먼 거리를 가로질러 한 번에 갈 수 있는 지름길을 이야기한다. 특히 그 지름길을 이어 주는 가상의 통로가 되는 구멍을 의미한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시공간의 왜곡에 의한 웜홀의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해주는 장면이 있다. 어떤 교수가 A4 종이 한 장을 집어 든다. 종이를 구부려 반으로 접은 후, 연필로 맞닿은 종이의 두 면을 한 번에 관통하는 구멍을 뚫는다. 공존할 수 없는 두 가지 시간대를 한 곳으로 합치는 시간 여행도 이러한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종이처럼 휘어질 수 있다면 시간 사이를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


그 이상의 어려운 이야기를 하면 머리 아프다. 하지만 쉬운 수준을 유지하며 다른 생각을 해 볼 수는 있다. 만약 시공간이 왜곡에 의해 압축될 수 있다면, 반대로 왜곡에 의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우주가 A4 용지가 될 수 있다면, 고무 밴드 같은 것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시공간이 종이처럼 구부러질 수도 있겠지만 고무 밴드처럼 길게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멀리 떨어진 시공간을 구부려서 가까이 만나게 할 수 있다면, 반대로 양 쪽으로 잡아당겨서 더 멀리 떨어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정상적인 페이스로 흐르던 시간은 더 느리게 흘러갈 수도 있을 것이다. 고무 밴드를 당기는 힘이 점점 더 강해진다면, 시간은 점점 더 느려질 것이다. 만약 있는 힘껏 잡아당기면 시간은 거의 멈춰버린 것처럼 느리게 흘러갈 것이다.


금요일 오후에 회사 사무실 시계를 보노라면 그런 의문이 든다. 대체 어떤 새끼가 이 무렵마다 있는 힘껏 밴드를 잡아당기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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