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소소한 것들이 멈추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인 것 같다。
8월 초 무더운 여름날。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진압을 위해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소방관들。 공장 안 어딘가에 발생된 불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사이 시간은 한 시간 반이 흘렀다。
화재 진압을 위해 두 명의 노장 소방관이 불길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린 초조함에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저녁 무렵 화재는 진압 되었지만, 앞으로 우리에게 남겨진 수많은 숙제들。
매독 가스와 유분이 섞인 먼지 재를 마셔가며 중국 직원들과 공장 복구를 위해 땀 흘리는 시간 동안 내 소소한 삶의 시간은 멈추었다。
가족. 책. 운동. 요리. 브런치. SNS. 온라인 게임 등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함께하던 소소한 것들이 화재와 함께 잠시 멈춰 버렸다。
소소한 것들을 뒤로 한 채 바쁘게 흘러간 두 달간의 시간。
10월 추석 연휴。 5일간의 달콤한 휴식을 맞아 집에 뒹굴뒹굴하면서 늦잠 자기. 멍 때리기. 침대에 누워 하늘 바라보기. SNS. 맛있는 요리하기 등 잠시 멈추어진 소소한 것들을 누리며, 가족과 함께 있는 이 시간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