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에, 스트레스’…노잼에서 탈출해야 하는 이유
노잼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노잼 상황 자체가 짜증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노잼을 우습게 보면 안 되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몬트리올 맥길대의 쥐를 무서워하던 내분비학 연구자 셀리에다.
1930년대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 셀리에라는 내분비학 연구자가 있었다. 셀리에의 옆 연구실에서는 난소에서 어떤 물질을 분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셀리에는 그 물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했다. 매일 쥐에게 그 물질을 주사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실험에 착수했다.
셀리에는 쥐 공포증이 있었다. 쥐에게 주사를 놓다가 떨어뜨려서 냉장고 뒤 등 잡기 힘든 곳으로 쥐가 도망가는 일이 빈번했다. 셀리에와 그의 동료들은 수시로 빗자루를 들고 실험실 여기저기를 뛰어다녔다. 잔뜩 겁에 질린 쥐들을 우리로 잡아넣는 게 일상이었다. 셀리에는 쥐를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눴다. 실험군에 난소 추출 물질을 주입했고 대조군에는 주입하지 않았다. 실험군과 대조군의 나머지 조건은 모두 동일했다.
몇 달 뒤, 셀리에는 쥐를 해부했다. 쥐에게 주사한 난소 추출물질이 무슨 작용을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모든 쥐에게 궤양이 생겼고, 면역 조직은 쪼그라든 것이 관찰됐다. 문제는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궤양이 생기고 면역 조직이 쪼그라들었다는 것이다.
셀리에가 키운 쥐는 유전학적으로 동일했다. 셀리에는 양쪽 모두 궤양이 생겼다면 난소 추출물질이 궤양의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공통점을 생각해봤다. 하나였다.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한 ‘셀리에’ 자신이었다.
다시 떠올려보자. 셀리에는 쥐를 무서워한다. 그는 서투른 솜씨로 쥐를 다뤘다. 주사를 놓으려다가 수시로 쥐를 떨어뜨렸다. 빗자루를 들고 쫓아다니며 잡았다. 셀리에는 이 모든 과정이 뭔가 쥐에게 영향을 준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셀리에는 이를 ‘스트레스’라고 불렀다.
셀리에는 실험군 쥐들을 겨울에 지붕에 올려두기도 하고, 시끄러운 지하실 보일러 옆에 두기도 하고, 수술을 하고, 잠을 충분히 못 자게 괴롭혔다. 건드리지 않은 대조군은 이상이 없었지만, 스트레스를 준 모든 쥐들에게서 궤양이 발견됐다. 스트레스가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이론이 시작된 순간이다.
1960년대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술집을 방문한 오클라호마 대학교의 의대 총장은 로세토라는 작은 마을에서 온 한 시골의사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이 시골의사는 자기 마을에서는 심장질환으로 죽는 남자가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의대 총장은 혹시나 싶어 직원을 시켜 조사를 해봤다. 결과는? 사실이었다. 로세토의 55~64세 남성의 심장질환 사망률은 ‘제로’였다. 65세 이상의 남성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늙어서 죽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사망률이 낮았다.
총장은 로세토 사람들이 꾸준히 운동하고, 저지방 식단을 지키고, 소금을 적게 먹고,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장수하는 생활습관이 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펜실베이니아주 로세토는 매우 궁핍한 지역으로 남자들은 먼지 가득한 지하 채석장에서 힘들고 위험한 노동을 했다. 주민들은 미국식으로 변형된 이탈리아 식단을 먹고 있었다. 뭐든 튀겨서 먹는 등 건강식과 거리가 멀었다. 대부분 남자는 골초였다.
다른 점은 가족 구성과 공동체 문화였다. 로세토의 대부분 가정은 3대로 구성돼 있었다. 노인들은 마을 원로로서 대접을 받고, 저녁이면 부부가 산책을 하고, 주말에는 비슷한 또래들 간 사교 모임이 수시로 열렸다. 때마다 마을 축제도 열렸다.
의학박사 스튜어드 울프와 사회학자 존 브룬의 공동 저서 『씨족 공동체의 힘』에서 이렇게 말한다.
“로세토에 사는 남성들이 슬레이트 채석장에서 하는 노동은 몸에도 나쁘고 힘든 일이며, 흡연도 분명히 몸에 문제를 생기게 한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매일 견뎌내고 있는 지속적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정신적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다. 서로 친밀한 공동체와 안정적인 가족의 유대감이 있어 만성적인 정신적 스트레스가 없는 평온한 환경이 심장발작을 줄여주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현재도 로세토 사람들의 심장질환 사망률은 낮은 수준이다. 학자들은 이 현상을 로세토 효과(Roseto Effect)로 부르면서 스트레스와 건강 사이 연관성을 연구 중이다.
이제 알겠는가. 노잼은 우리 인생에서 쫓아내야 할 주적이다. 노잼을 방치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만병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이 아프지 않고 건강히 살기를 바란다. 이제 『노잼 탈출기』를 읽자. 『노잼 탈출기』가 당신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길로 안내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