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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다올 Feb 05. 2023

집으로 가는 길

매주 주말 본가에서 자취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다짐의 여정이다. 이번주도 잘 살리라. 이 세상에 어떻게든 지지 않으리라, 굴복하지 않으리라. 다음 주에도 웃으며 돌아오리라. 사뭇 전쟁터로 향하는 병사의 마음도 이러했을까 상상한다.


떠오르는 엄마, 아빠의 얼굴은 이미 눈물로 마음을 적시게 한다. 하지만 그것이 또 나의 절대적인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대학 진학을 위해 어린 스무 살부터 고향을 떠나온 청년의 마음은 어떨까. 일 때문에 명절밖에 내려가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난 아무것도 아니라고. 서른이 넘어도 부모의 품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일찌감치 유학길에 올랐던 친구들은 오죽했을까.


한 인간이 아이에서 진정한 어른이 되기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어쩌면 어른이라는 게 진짜 존재하긴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이 들고 주름진 껍데기만 존재하는 건 아닌지 말이다. 집을 나와야 집이 보이고 부모님의 주름과 굽은 등이 보인다. 이제서야 조금 보인다.


아무튼 이번주도 굴하지 않고 꼿꼿이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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