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와 장난감

[평일의 의식의 흐름. 가을] #13

by 임재훈 NOWer


#autumn #13 DSC06648.jpg
#autumn #13 DSC07055.jpg


마흔 넘은 아저씨면서도 여전히 과자랑 장난감만 보면 눈을 반짝인다. 과자는 몸에 안 좋고 장난감은 집에 둬 봤자 짐만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내가 그것들을 손에 쥐고 성장해 온 지난 나날이, 오늘의 건강과 살림 걱정을 너끈히 압도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철이 안 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들었던 어느 기타리스트의 다정한 어록이 떠오른다. 오래전이라 어절 단위로 정확히 옮기기는 어렵지만, 말의 취지와 정감만은 지금도 마음에 담아 두고 있다. 우리는 어른이 ‘된’ 게 아니라 어른 ‘흉내’를 내고 있는 거라고. 그걸 진짜 자기 모습이라고 스스로 규정하는 순간 동심을 잃게 된다고.

어린이 시절만큼 각종 스낵을 입에 달고 살거나, 베갯머리에 제일 아끼는 로봇 완구를 눕히지는 않는다. 그렇기는 해도 아직 그 둘을 내 일상에서 떼어 놓지는 못했다. 일주일에 한두 날쯤은 (술안주 용도가 아니라) 순수히 과자를 사 먹으려고 슈퍼마켓에 들르고, 여윳돈 생기면 영화와 만화 캐릭터를 형상화한 액션 피규어를 사 모은다. 동심을 보존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다, 라고 말한다면 같잖은 자기 합리화로 받아들여지기 십상일 텐데,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사실이니까. 진짜다. 진짜라고⋯.






사진수필 『평일의 의식의 흐름』(2025)

- 글과 사진. 임재훈

- 저자 소개. 포트폴리오 / 인스타그램


※ 『평일의 의식의 흐름』 브런치북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편으로 분재됩니다. 각 계절당 25편의 글과 그보다 많은 사진들을 실을 계획입니다. 혹시 모를 무단 전재 및 배포 행위를 예방하고자 브런치북에는 원본 사진이 아닌 해상도(용량)를 줄이고 텍스타일 효과를 입힌 사본을 게재합니다. 추후 출간 작업이 진행되면 출판사와 원본 사진들을 공유할 계획입니다.

이전 12화고도 지구의 인간 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