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친퀘테레~ 지중해변 절벽에 알록달록, 아슬아슬

밀라노에서 친퀘테레로,

by 여행작가 히랑

친퀘테레, 지중해변 절벽에 알록달록, 아슬아슬

밀라노에서 친퀘테레로


밀라노에서 친퀘테레까지, 친퀘테레는 어떤 곳?

밀라노에서 친퀘테레까지 기차로 환승 없이 갈 수 있다니 대박이다. 많은 여행자는 보통 피렌체에서 피사를 들러 친퀘테레로 간다. 렌터카 사고로 피렌체에서 이틀 반을 소비하는 바람에 피사와 친퀘테레를 포기했는데…. 그래도 다행이다. 밀라노에서 친퀘테레를 갈 수 있어서. 도시마다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았더니 예정에 없는 계획도 세울 수 있었다. 자유여행의 묘미이다.

KakaoTalk_20250501_005249139_02.jpg

밀라노 중앙역에서 친퀘테레 가장 북쪽 마을 몬테로소 알 마레까지 Intercity 기차로 3시간 10분 거리이다. 좌석이 몇 개 안 남은 상황에서 아슬아슬하게 예약했다. 돌아올 때는 다섯 마을을 다 돌아본 후 라스페치아 역에서 출발해 제노바에서 한번 환승하고 밀라노로 왔다. (기차 요금 왕복 79, 99)

친퀘테레( Cinque Terre)는 이탈리아어로 다섯 개(Cinque)의 마을(Terre)이란 뜻이다. 리구리아(Liguria) 해안가에 있는 다섯 개의 도시, 몬테로소 알 마레(Monterosso al Mare), 베르나차(Vernazza), 코르닐리아(Corniglia), 마나롤라(Manarola), 리오마조레(Riomaggiore),를 말한다. 국립공원으로 보호되고 있으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20세기에 들어 이탈리아의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지중해 절벽에 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시기는 11세기부터라고 한다. 이후 14세기 터키군의 공격에 방어하기 위해 마을 주변에 요새와 방어 탑이 만들어지면서 마을의 틀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마을의 진가를 알아본 것은 외국인들이다. 18km에 이르는 가파른 바위 해안을 따라 절벽의 좁은 틈에 알록달록 자리 잡은 집들은 산과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낸다. 과거에 대부분 고기잡이로 돈을 벌었으며 생선을 주식으로 했다. 어부들이 연안에서 작업하는 동안, 바다에서 자신의 집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지붕과 외벽을 화려하고 다양한 색으로 칠했다고 한다.

KakaoTalk_20250501_005249139_08.jpg

마을이 산과 절벽에 있어서 승용차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으며 마을 간 이동은 기차가 편하다. 마을 간 기차로 이동시간은 2~5분 걸린다. 각 마을 간 선박도 운항되며 다섯 마을 사이에 10개 이상의 트레킹(trekking) 코스가 있어서 걸을 수도 있다(유료). 쉬지 않고 걸어서 다섯 마을을 지나면 약 5시간 정도 걸린다. 당일치기 여행자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밀라노에서 몬테로소 알 마레에 3시간 만에 도착했다. 당일치기로 5개 마을 여행은 어렵다고 하나 북쪽 역에 도착해서 남쪽 역에서 밀라노로 돌아가니 어찌 됐든 다섯 개의 마을을 잠깐씩이라도 모두 들러야 했다.



몬테로소 알 마레(Monterosso al Mare), 넓은 해변이 있는

KakaoTalk_20250430_230609528.jpg 몬테로소 해변
KakaoTalk_20250430_230609528_01.jpg
KakaoTalk_20250430_230609528_05.jpg


KakaoTalk_20250430_230609528_04.jpg


다섯 개 마을 중 북쪽에 있는 몬테로소 알 마레에 도착했다. 밀라노에서 3시간을 달려가 배도 고프고 날씨는 더웠다.

기차역에서 친퀘테레 종합권을 샀다. 기차 요금과 5개의 마을을 트레킹 할 수 있는 입장료로 1인 32유로이다(2024년 기준). 피렌체에서 출발한다면 라 스페치아(La Spezia) 역에서도 살 수 있다. 종합권을 사면 기차 시간표를 준다. 기차가 지하철처럼 자주 운항되는 게 아니므로 다섯 개 마을을 다 가려면 기차시간 체크가 중요해 소중하게 간직했다.

일단 점심을 먹었다. 가장 빨리 먹을 수 있는 곳에서 스테이크와 샐러드를 먹었는데 비싸지도 않고 맛도 좋았다. 몬테로소는 5개 마을 중에 비교적 큰 마을이라 식당이나 숙박시설도 있는 여행의 거점 역할을 한다. 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기차 시간에 맞춰 기차역으로 가서 다음 마을 베르나차로 향했다. 넓은 해변에 펼쳐진 파란색과 주황빛의 파라솔이 어찌나 예쁜지... 맑고 푸른 지중해에 풍덩 뛰어들고 싶었지만 시간 여유가 별로 없는 여행자에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베르나차(Vernazza), 항구가 있는

KakaoTalk_20250501_001100880_01.jpg
KakaoTalk_20250501_001100880_02.jpg 베르나차 항구
KakaoTalk_20250501_001100880_04.jpg
KakaoTalk_20250501_001100880_06.jpg
KakaoTalk_20250501_001100880_05.jpg 베르나차, 비치는 없어도 수영은 한다
KakaoTalk_20250501_001100880_07.jpg 베르나차는 성당과 둥근 시계탑이 특징이다.

베르나차는 조그만 항구마을이며 보트 투어도 할 수 있다. 방파제로 둘러싸인 항구가 있어 장난감처럼 작은 보트들도 줄지어 있다. 근사한 비치는 아니지만, 알록달록 정겨운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 앞에서 수영하고, 일광욕하는 모습이 굉장히 평화로워 보였다. 거뭇거뭇 변색한 담 사이에 성모상이 보였다. 그 위로 시계탑이 마을의 대장처럼 서 있다. 항구로 나아가 마을과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을 마음에 담고 다음 마을인 코르닐리아로 향했다.


코르닐리아(Corniglia), 100m 높이에 있는

KakaoTalk_20250501_004321811.jpg 코르닐리아는 100m 높이에 있어서 버스 타고 올라가야 하는
KakaoTalk_20250501_004321811_02.jpg
KakaoTalk_20250501_004321811_06.jpg
KakaoTalk_20250501_004321811_05.jpg 지중해가 시원하게 보인다.

코르닐리아는 100m 높이에 있는 마을이다. 포도밭과 계단식 경작지가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역 앞에 대기 중인 버스로 올라갈 수 있고(친퀘테레 종합권 소지자는 무료) 계단을 이용할 수도 있다. 기차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마을에 올라가는 버스가 왔다. 종합권으로 탈 수 있다. 10분 올라가서 마을 입구에 내렸다. 마을에 레스토랑, 카페, 교회, 은행 등 있을 게 다 있다. 골목길을 걸으며 알록달록 집들도 보고 높은 만큼 기찻길, 절벽과 집들, 지중해까지 시원하게 내려다보았다.

KakaoTalk_20250501_004321811_08.jpg
KakaoTalk_20250501_004321811_10.jpg
KakaoTalk_20250501_004321811_13.jpg
KakaoTalk_20250501_004321811_14.jpg
KakaoTalk_20250501_004321811_15.jpg
멀리 마나롤라가 보인다.



마나롤라(Manarola), 가장 예쁘다고 소문난

KakaoTalk_20250501_005249139.jpg
KakaoTalk_20250501_005249139_01.jpg
KakaoTalk_20250501_005249139_02.jpg
KakaoTalk_20250501_005249139_03.jpg
KakaoTalk_20250501_005249139_04.jpg
KakaoTalk_20250501_005249139_05.jpg
KakaoTalk_20250501_005249139_06.jpg

마나롤라는 친퀘테레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꼽힌다. 마을은 12세기 외부 침입을 막기 위해 바위산에 있다. 70m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마을로 친퀘테레를 대표하는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마나롤라 기차역에 내려서 터널을 지나가면 마을이 나온다. 절벽 위에 지어진 알록달록한 집들은 영상과 사진등에서 수도 없이 보았던 아름다운 지중해변 모습이다. 다행히 바다에 나가지 않아도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절경을 볼 수 있었다. 노을이 질 때도 아름답다고 하는데 당일치기 여행자에겐 언감생심이다.


리오마조레(Riomaggiore), 연인의 길(트레킹)을 걸어볼 수 있는

KakaoTalk_20250501_011103544_02.jpg
KakaoTalk_20250501_011103544_01.jpg
KakaoTalk_20250501_011103544_03.jpg
KakaoTalk_20250501_011103544.jpg
KakaoTalk_20250501_011103544_04.jpg
KakaoTalk_20250501_011103544_05.jpg
KakaoTalk_20250501_011103544_06.jpg
KakaoTalk_20250501_011103544_07.jpg


리오마조레는 친퀘테레의 마지막 마을이다. 돌아가는 기차 시간에 맞추느라 5개 마을을 정신없이 돌았다. 역에 화장실 있으므로 반드시 이용하는 게 좋다. 친퀘테레 카드 소지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탈리아 여행은 화장실 이용이 가장 신경 쓰이는 일이다. 1회 이용에 1유로. 너무 비싸다. 마을에 들어서니 튀김 냄새가 진동했다. 거의 모든 여행자가 여기저기 앉아서 튀김을 먹고 있다. 저녁 식사로 오징어 튀김과 후라이드 치킨 한 봉지씩 샀다. 오징어 튀김은 맛이 좋았고 치킨은 너무 짰다. 광장 기념품 샵도 구경, 골목길도 걷고 성당도 들어갔다.

KakaoTalk_20250501_011103544_09.jpg 연인의 길
KakaoTalk_20250501_011103544_08.jpg 멀리 보이는 연인의 길


리오마조레와 마나롤라 사이에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걷기 쉬운 길이 있다, ‘연인의 길’이라는 의미를 지닌 Via Dell’Amore(Lovers Walk)이다. 아쉽게도 복구 중이라 통과할 수 없었고 리오마조레에서 마나롤라 쪽으로 걸으면서 멀리서 바라만 보았다.


KakaoTalk_20250501_011103544_11.jpg

친퀘테레 여행을 마치고 라 스페치아 역으로 여유시간을 가지고 갔다. 기차가 1시간에 3번 정도 운항해서 시간대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역 주변에서 맥주, 커피와 디저트로 휴식한 후 편안하게 기차에 올랐다. 기차는 제노바에서 갈아타는 시간을 맞춰주느라 신나게 달렸고 내릴 때 환승하는 플랫폼 넘버를 알려주어 편리했다. 세심함에 감사했다. 친퀘테레, 다섯 마을을 정신없이 돌아봤지만 화끈하고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어쩌면 내 생애 마지막 이탈리아 여행인데 교통사고 때문에 친퀘테레를 못 갔다면 오래도록 아쉬울 뻔했다.

#이탈리아 친퀘테레 여행, #이탈리아 최고의 여행지, #밀라노에서 친퀘테레 가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