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작가 히랑 May 08. 2018

오베르 쉬르 우아즈, 반 고흐의 마지막 여정

영화 ‘러빙 빈센트’는 그곳으로 발길을 제촉했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 반 고흐의 마지막 여정

영화 ‘러빙 빈센트’는 그곳으로 발길을 제촉했다. 



그 곳에 빨리 가보자~

'저 그림, 영화 속 장면과 똑같네. 
저 교회, 고흐 오베르 교회 그림과 똑 같네. 
아니지, 아니지, 교회가 그곳에 있었고. 고흐가 그렸고, 그리고 영화 ‘러빙빈센트’가 나온거지.'
 고흐는 우울증 치료를 위해 파리에서 30km 떨어진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 Sur Oise)에 머물게 된다. 
가쉐 박사는 치료를 위해 고흐에게 매일 열심히 그림을 그리라고 했다. 고흐는 비가오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도 그림도구를 들고 밖으로 나가 그림을 미친듯 그렸다. 그의 우울함과 심한 고독감을 붓터치 하나 하나에 다 쏟아냈다. 밀밭 바람이 친구가 되어주고 까마귀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렇게 그는 70일 동안 80점의 작품을 그렸다.

라부여관~ 1인용 침대와 의자를 놓으면 꽉 차버린 작은방이다. 숨이 꽉 막힌다. 어디에서 자고 그 많은 캔버스와 화구는 어디에 놓았을까. 천정으로 난 작은 창문으로 빛이 들어온다. 그때와 똑같은 태양이 그 곳으로 빛을 들여보내고 있다. 고흐는 삐걱거리는 나무계단을 빙글빙글 돌아 내려와 밀밭으로,교회로, 강가로,가쉐박사 집으로 가곤했다. 

 오베르 성당은 역시 상당히 예쁘고 큰 성당이다.  
고흐 작품속 땅에서 불쑥 솟아오른 듯 당당한 모습처럼 높은 곳에 위치해 마을, 강, 평원을 평정하고 있다. 고딕양식으로 100년이 넘는 세월을 담고 여전히 튼튼하고 건재한 모습이다. 부활절 예배를 준비하는 손길들이 분주해 보인다.
 고흐가 좋아하던 밀밭을 걸었다. 밀은 없는 텅빈 밭이지만 그래도 까마귀는 와주었다. 아스라한 지평선을 바라보니 맘이 아리해진다. 총맞은 부위를 움켜쥐고 비틀거리며 라부 여관으로 들어와 이틀을 보내고 동생 태오가 보는 가운데 숨을 거둔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밀밭끝 지평선이 보이는 곳에 고흐와 그의 동생이 잠들어 있다. 아이비만 빽빽히 자라고 있는 소박한 묘지이다. 대리석으로 된 화려한 다른 묘지보다 맘에 든다. 고흐를 사랑하는 우리를 대신해 아이비가 생생하게 그곳에서 살고 있으니까. 

 마을을 나오며 맘 한켠에 달달한 포근함이 자리한다. 고흐가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 머무는 70일 동안 고흐 옆에 늘 세심하게 신경써주는 라부여관 딸과 피아노 치는 가쉐 박사의 딸이 있어서 그에게 큰 위안이 되어 주었으리라. 그의 작품안에 따뜻한 사랑을 그려 넣었기에 모든이의 사랑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일거라 혼자 생각해본다.

 고흐를 따라가며 하는 여행을 마무리한다. 네덜란드부터 파리를 거쳐 아를, 생 레미 생 폴 모졸 요양원과 삶을 마감한 오베르쉬르 우아즈까지. 무엇이 긴 여정, 고흐를 따라 하는 여행을 이끌었을까.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별이 빛나는 밤’을 감상한 후 마음속에 잠자고 있는 프랑스 중독이 발작을 일으킨 게 아닐까 싶다.      






이전 18화 생 레미 생 폴 요양원, 반고흐를 온전히 만날 수 있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