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1
라이킷
115
댓글
25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Bono
Nov 08. 2024
눈, 모음의 무게
눈, 모음의 무게
이른 눈을 뜬 목련 보러 갈까
한 데 잠든 마른 수국 보러 갈까
간판 내린 용궁당 아궁이 옆에 앉아
갯물 젖은 바지나 말리러 갈까
두북두북 포개지는 눈의 무게
결정에 달라붙은 기억들로 휘청인다
듣지 못한 내일을 엿보려다
바람 일어 울음 날리는 먼바다를 품는다
당신의 안부를 닮은 눈 내리는 날
저마다의 속도로 산란하는 빛의 음표는
읽을 수 없는 악보가 되어 흩어지고
헨델의 미뉴에트*만 느리게 흐른다
쌓이지 않는 계절은 소리 없이 날리고
색을 잃은 갈잎들 사이
쇠똥구리가 되어버린 날
하릴없는 기다림은 허기를 닮았던가
혀끝 돌기 위에 닿는
부르지 못하는 모음들의 가벼움이란
당신을 닮은 눈을 맞는다
어쩌면 내게는 영원할 겨울
끊어내지 못한 하루의 무게로 휘청이는
두북두북 눈 내리는 날
*헨델 B-Flat Major, HWV 434 - Ⅳ. Minuet
* 같이 듣고 싶은 곡
조성진 : 헨델 프로젝트 중
https://youtu.be/5ctnesYYicM?si=AdrziMUSZWakELQq
#미야모토마사오사진
#눈사진모음
keyword
사진가
눈
헨델
Bono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직업
에세이스트
Counting Stars, 원 리퍼블릭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세상을 기록 중인 살짝 모난 돌
구독자
489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간절기
9분의 1, 무한에 갇힌 가마우지
작가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