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현을 봅니다

by Bono










세상에 있는 대부분의 물체는 정지에 가까운 작은 진동을 할 때에만 단진동을 한다고 하죠. 진자 하나를 당겼다 놓을 때 하는 진동이 단진동입니다. 하지만 진자 두 개를 연결해서 흔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진폭이 커지면 대개 카오스가 되어버려 무한대의 변수가 등장해 버리죠.


단진동에 국한되어 있던 물리학의 기본 시선이 단진동과 파동을 동시에 하는 전자에 대한 생각으로 확장되어, 파동이 물질이 운동하는 방식의 하나뿐만 아니라 물질 그 자체의 본질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세워집니다.


물질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그 안에 가장 기본적인 궁극의 구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던 현대물리학에서 20세기 들어서면서 세상이 어쩌면 우리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상상할 수도 없이 작은 어떤 끈으로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니다.


이것이 "초끈이론"이죠. 작은 끈의 진동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제가 저 있는 자리에서 가야금 줄처럼 얇디얇은 줄을 '우'로 소리 내어 울리면 물소가 나오고, '상'으로 울리면 원숭이가 나온다는... 세상이 결국 이 보이지 않는 현의 울림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이론의 심입니다. 진짜 물소 나오고, 원숭이가 나와준다면 영화 쥬만지 버금가는 어드벤처 영화 한 편 가능하겠지 말입니다.


우주가 보이지 않는 초끈이라는 거대한 현들의 집합체라고 합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며 건드리는 현들이 서로 닿아 공명하고 때론 튕겨내고, 때론 울림이 합치되어 더 큰 소리가 되는 진동과 진동으로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소리들이 가득한 공간이죠.


옴(aum), 마니 반 메훔. 신의 가호가 나와 상대에게 깃들기를 바라며 두 손 모아 합장하며 발음하는 저 소리. 그 발음에서 단진동의 소리가 나와요. '엄'마를 부를 때도, '음'이라 우리가 생각의 정리를 위해 가만히 발음하는 말 중에도 단진동의 현의 울림이 계속되고 있는 거죠.


소리의 진동은 나에게서 나와 공기결에 머물고, 당신의 현을 건드려 또 다른 소리를 내고, 그 소리들이 자잘한 떨림으로 더 퍼지고 이어져 결국 우주로 돌아간다는 놀라운 이야기.








가만히 책을 덮고 어느새 어둑해진 바다를 바라봅니다. 어디쯤의 현의 울림이 이렇게 하늘과 땅, 바다와 하늘을 구별하기 힘든 노을빛을 이곳으로 몰아 보냈을까요? 그리고 이 빛들이 다시 파동으로 이어져 어떤 물질들에게 스며들까요? 끝없이 이어지는 순환이 주는 경이로운 에너지를 립니다.


어둠이 짙어지는 시간, 서늘해진 공기결 사이로 더 또렷하게 들려오는 당신의 현에 귀를 기울입니다. 오늘 하루. 어디쯤에서 서성였을지, 무슨 노래를 들었을지, 무엇을 먹으며 행복해했을지... 가만한 귀 기울임으로 하루를 닫으려 해요. 세상 모든 평온이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깃들길 바면서요.













* 승 : 그대는 은하가 되어요


https://youtu.be/0NVghZA9ATI?si=NgqXDbGYGw4t22Wu




#떨림과울림
#김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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