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길
간만에 본 부모님의 얼굴에는 낯선 주름이 또 자리했다. 6년 전 입대 후 약 3개월 만에 뵈었을 때, 그리운 부모님의 얼굴보다 그새 늘어난 주름이 눈에 먼저 들어와 마냥 반길 수 없었던 그때가 떠올랐다. 왜, '그분'께선 주름을 시간의 흔적처럼 주셨을까- 그 야속함에 던진 질문은 집을 떠나는 열차 안에서 '시'로 다가왔다.
우리가 만나지 못한 시간은 왜 여전히 흘렀는지
보지 못한 시간은 귀퉁이 지나며 더듬어 갔는지
그간 없었던 자잘한 길들이 얼굴 사이 교차하며
그리움은 짙게 길을 연장 하였고,
반가움은 그런 길을 오가고 있다.
한 번의 미소를 위해 시간은 주름길을 내었구나.
시간은 우리의 틈새마다 지름길을 낸 것이구나.
시간이 낸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