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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현 Apr 28. 2020

엄마의 요리수업 #21. 마늘장아찌

딱 한 가지 반찬만 골라야 한다면 어김없이 나의 원픽

 사실 '엄마의 요리수업' 시리즈는 이 마늘장아찌 반찬 때문에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찬 중 딱 한 가지만 골라야 한다면 어김없이 나의 원픽은 이 마늘장아찌인데, 너무 무서운 생각이지만 혹시 엄마가 안 계시면 엄마의 반찬도 사라지는 거니까. 섬뜩했다. 순간 엄마의 모든 것과 영영 헤어질 수도 있다는 상상이 든 것이. 스스로 그 맛을 낼 수 있다면 엄마가 안계실 때도 엄마와 연결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반찬 가게에 가면 마늘장아찌를 판다. 하지만 내 입맛에는 엄마가 해주신 것이 제일이다. 그만큼 정성과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들기 때문일테다. 정성과 시간을 들일 마음가짐만 있다면 이 레시피를 꼭 따라해보길 추천한다.



 기본재료마늘 1kg(더 적은 양을 할 거라면 그에 맞게 다른 재료들을 계량하면 된다), 식초 400ml(종이컵 2컵), 매실청 200ml(종이컵 1컵), 소금 2숟가락이다.


 먼저 가장 중요한 마늘! 마늘은 고르는 단계부터 중요하다. 만져봤을 때 단단하고 껍질이 발그스름한 게 좋다. 마늘이 나는 철(3~5월)에 햇마늘로 담가야 한다. 그래야 색이 변하지 않는다. 품종은 육종마늘이 좋다고 하셨는데 흔치 않다고 하셨다. 좋은 마늘을 구했다면 마늘껍질을 다 깐다. 그래서 마늘장아찌를 숙성시키는 과정도 번거롭지만 이 첫 과정이 정말 번거롭다. 대신 먹을 때는 귀찮은 과정없이 먹기만 하면 되니 미리 먹을 때의 수고로움을 더는 것이라 생각하자. 마늘껍질을 다 까고 나서 물에 깨끗이 씻는다.

마늘을 까서 깨끗이 씻는다.


 그런 다음 물을 2L 정도 끓인다.

물을 먼저 끓인 뒤에


 물이 끓기 시작하면 식초를 400ml(종이컵 두 컵), 매실청을 200ml(종이컵 한 컵) 넣고 소금도 2숟가락 정도 넣어준다.

식초 400ml, 매실청 200ml, 소금 2숟가락을 넣는다.


 첫 물은 팔팔 끓여서 식히지 않고 부어준다. 

식히지 않고 끓인 상태에서 부어주면 살짝 마늘이 익으며 매운 맛이 줄어든다.


 이렇게 국물(?)을 부은 마늘은 유리통에 보관한다. 

보통 마늘장아찌는 간장을 넣어 색이 까만 편이지만 간장을 넣지 않고 소금으로 간을 해서 노랗다.


 일주일 정도 지난 후에(날씨가 추울 때는 바깥에 보관해도 되지만 더운 날씨엔 물러질 수 있으므로 한 번씩 살펴보는 것이 좋다.) 다시 국물을 끓여서 부어주어야 하는데, 이렇게 체반을 이용하면 마늘과 국물을 쉽게 분리할 수 있다.

체반을 이용해서 국물과 마늘을 분리해주면 편하다.


 국물을 끓이다 보면 거품이 올라오는데, 마늘 안에 있는 독소가 나오는 것이니 거품은 걷어서 버려야 한다고 하셨다.

끓을 때 나오는 거품은 걷어서 버려주기


 그렇게 팔팔 끓여주고 난 뒤에는 식혀준다. 두 번째 국물부터는 식혀서 부어주어야 한다.

식히는 과정


  다시 끓여준 국물을 마늘에 부을 때는 체반을 받힌 채로 거즈나 티슈를 이용하여 이중으로 불순물을 제거해준다. 그러면 국물이 아주 맑고 깨끗해진다.

이중으로 불순물을 제거해서 맑고 깨끗한 국물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일주일 간격으로 3번 국물을 끓이고 식혀서 여과하며 넣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그 후에는 통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한다. 좀 더 빨리 맛을 들게 하고 싶다면 바깥에 내놓으면 되는데 상할 수 있으니 잘 지켜봐야 한다. 



 그러면 이렇게 빛깔이 고운 노오란 마늘장아찌 완성! 들인 시간과 수고로움만큼 당.연.히 맛있다. 짜지 않고 달짝하면서도 새콤한 맛이다. 추천한다. :)

밥도둑 마늘장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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