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두 May 04. 2019

이삭 이야기

이삭 이야기


“그대가 수고한 이 우울을 우린 또 빼앗으러 왔다네.”     


저는 그 당시 소출이 백배가 되고 양과 소가 떼를 이루는 거부가 되었습니다. 거부가 되니까 저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이방인이 성공하는 것을 본토인들이 좋아할 리 없습니다. 그들이 저를 쫓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했던 것은 우물을 빼앗는 것이었습니다.     


메마른 땅, 척박한 가나한 땅의 우물은 그냥 물이 아닙니다. 생존의 원천이며 삶의 교두보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판 우울의 이름은 ‘에섹’입니다. 다투었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우물은 ‘싯나’입니다. 대적했다는 뜻입니다. 다투었고, 대적했지만 본토인들에게 빼앗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우물을 또 얻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우물을 파자 사람들이 더 이상 저를 괴롭히지 않습니다. 이 우물의 이름은 ‘르호봇’으로 더욱 넓은 우물이라는 뜻입니다. 모두가 넉넉히 나누어도 부족함 없는 우물이었습니다. 저는 모든 사람에게 개방하고 함께 먹기를 권유했습니다.     


이런 메마른 땅에서 세 번이나 우물을 파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은 다시 우물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엔 싸울 필요가 없을 만큼, 모두를 품고도 넉넉히 남는 우물을 주셨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우물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영원한 생명수가 솟아 나오는 우물 말입니다. 여러분에게도 ‘르호봇’처럼 가슴속에 더욱 넓은 우물이 있기를 축복합니다.

이전 22화 아멘 다음이 중요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