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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의동 에밀리 Sep 11. 2024

있는 살림으로 하는 초기 이유식

6개월 4일

만 6개월, 이유식의 때가 왔다.


분유 먹는 아기들은 만 4~5개월에 이유식을 시작해도 된다지만, 나는 <삐뽀삐뽀 119>를 기본 육아서로 참고하고 있으므로 여기서 말하는 기준인 만 6개월에 시작하기로 했다. 그보다 너무 늦거나 이르면 알레르기 위험도 있다고 하니, 건강상으로는 그 때가 적기일 것 같았다.


게다가 알아보니 분유에 비하면 이유식 준비하고 먹이고 하는 것은 꽤나 번거로운 일이었다. 엄마표 이유식이라면 재료 사다가 손질하고 삶고 가는 것부터 식단표 짜기까지 할 일이 산더미였다. 시판을 하더라도 어느 회사에서 구매할 지, 처음 먹일 때 알레르기 테스트는 어떻게 할 지 미리 계획을 세워두어야 했다. ‘일찍 시작할 필요가 없다면 최대한 분유를 먹이자……’ 하는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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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고, 만 6개월은 다가왔다.


집에서 직접 만들지 아니면 시중에서 완제품을 사다가 끓여 먹일지 고민을 한참 동안 했다. 회사 동료로 지내던 민트 엄마와 다래 엄마가 일전에 집에 놀러온 적이 있었는데, 물어보니 각각 엄마표와 시판을 하고 있었다. 덕분에 궁금한 점을 많이 물어보며 도움을 받았다.


고민 끝에 일단은 집에서 만들어서 먹여보기로 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최대한 그냥 돈으로 해결하고 쉽게 살자는 게 삶의 방침이었기에, 처음에는 그냥 시판을 사다 먹이는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었다. 그런데 이 또한 모유수유 vs 분유수유 문제처럼, ‘원래는 A(엄마표)가 좋긴 하지만 B(시판)도 나쁘진 않다’ 하는 게 정설인 모양이었다.


<삐뽀삐뽀 119 이유식> 책에서도, 기본적으로는 직접 만들어 먹이는 게 최고라고 재차 강조를 했다. 재료와 조리 과정이 투명한데다가(그러고 보니 시판이 더 청결하려나?), 이유식 때부터 만들어 먹이기 시작하면 엄마가 아이 먹을 것 챙기는 데에 자신감도 붙고 영양적으로도 잘 고려해서 아이에게 음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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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결정적이었던 요인은 가격이었다. 시판 이유식을 이것저것 찾아보니, 대체로 한 달 치 식단표를 업체가 미리 짜서 매일 현관 앞에 정기배송해 주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그 식단표라는 게 무슨 어른 식사처럼 5찬 한식 밥상일 리가 없었다. 초기 이유식은 기본적으로 죽이었다. 쌀 갈아서 만든 미음을 돈 주고 사기가 몹시 머뭇거려졌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면 양배추랑 소고기 갈아서 만든 죽 같은 종류였다. 요리에 자신이 없었기에 시판을 찾아봤건만, 이 정도면 그냥 집에서 재료만 찌고 갈아서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요즘에는 각각의 재료를 따로 찌고 갈아서 네모네모 큐브로 얼린 다음에, 그때그때 그릇 하나에다가 큐브들을 골라 담아서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 돌리는 ‘토핑 이유식’을 많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쌀죽 큐브에 소고기 큐브, 당근 큐브를 함께 돌리면 ‘소고기 당근 죽’이 되는 식이었다.


나중에 복직을 하게 되면 그 때 시판을 고민해 볼 수는 있겠지만, 일단은 직접 만들어서 시작하기로 했다. 특히나 맨 처음 한 달 동안 하는 초기 이유식 때는 재료 하나씩 추가해 보면서 알레르기 테스트도 해야 한다니까, 내가 식단표를 조정할 수 없는 시판 이유식은 초기보다는 중기 이후부터가 좋지 않을까 싶었다. 영양적으로도 내가 생각을 해보면서 챙겨주다 보면, 분유 다음 단계의 식생활 챙겨주는 법도 차근차근 체득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그래도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가성비 때문이었다. 영양이고 뭐고, 다 좋지만 말이다. 집 근처에 대형마트가 있는데, 거기서 당근이랑 소고기 한 덩이씩 사다가 그냥 찌고 갈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면 며칠 분량의 이유식이 나올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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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개월이 지나가고 있을 즈음, 초기 이유식의 큐브들을 미리 한 번씩 만들어보기로 했다.


당장 내일 이유식 시작해야 하는데 오늘 처음 만들어보는 그런 상황이라면 너무 허둥지둥 할 것 같았다. 그 동안 나의 삶을 돌이켜봤을 때, 이런 비슷한 경우에는 늘 그런 문제 상황이 발생했다. 분명 다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진짜 만들어보면 엄청 구멍이 많아서 뒤늦게 후회하는 것이지.


실제로도 이유식 큐브들을 만들어보니, 준비물조차 완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매셔도 절구도 없고, 예전에 사은품으로 받았던 믹서는 시원찮았다. 특히 예전에 민트 엄마가 “직접 만들거면 믹서 말고 도깨비방망이 사”라고 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믹서에 갈아보니까 정말 믹서기 벽면에 재료들이 다 붙어서 긁어내리느라 시간이 다 갔다. 그렇다고 해서 도깨비방망이를 주문하자니 무슨 제품을 사야 할 지도 막막하고.


큐브 틀도 6구, 12구, 20구 하는 식으로 팔던데, 몇 구 짜리를 사야 할 지 감도 잡히지 않아서 일단은 20구 한 판만 사서 시작해봤다. 그런데 실제로 만들어보니까 겨우 20구 짜리 한 개 가지고는 큐브 공장을 만들기에 택도 없었고, 쌀죽은 20구로 만들면 고작 10g씩 나오기 때문에 더 큰 게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조금 여유롭게 하나하나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엄마표 이유식을 준비해 볼 수 있었다. 큐브 틀은 20구, 12구, 6구를 각각 2개씩 샀다. 도깨비방망이는 우리집 쇼핑 담당인 남편이 백방으로 알아보고 브라운에서 쵸퍼랑 같이 세트로 나오는 제품을 주문했다. 락앤락에서 파는 이유식 밀폐용기 6개 들이 한 세트도 사고, 매셔랑 계량 스푼같은 주방 기본템과 절구, 즙짜개 같은 이유식 조리기도 샀다. 쌀은 친정에서 받아오고, 퀵 롤드 오트밀은 따로 구매했다.


식단표는 일단 초기 이유식은 <삐뽀삐뽀 119 이유식>에서 짜 준 것을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다. 책에 나온 식단표를 엑셀 표로 내가 보기 쉽게 따로 정리해서 A4용지 한 페이지에 출력하고 주방 벽에 붙였다. 이유식 양이나 초기-중기-후기 유의점 등도 중요 포인트만 뽑아서 정리한 다음, 이 또한 프린트해서 나란히 붙여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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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개월 중반이 지나갈 무렵, 쌀죽만 좀 냄비로 쑤어서 아기에게 한 두 입 먹여보았다. 쌀은 알레르기가 거의 없는 안전한 식품이니 괜찮을 것 같았다. 게다가 누구는 만 4개월에도 이유식을 시작한다고 하니까,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지도 않아 보였다. 당근이나 청경채 같은 것들은 그냥 갈아보는 것까지만 하고, 어른 반찬으로 만들어버렸다.


<삐뽀삐뽀 119 이유식>에서는 물론 몇 배 죽 만드는 법이나 입자감 올리는 일반적인 방법 등을 알려는 주었지만, 배죽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그냥 아기가 구역질 안 하고 잘 먹으면 빨리빨리 입자감을 올리라고 했다. 밥을 믹서에 갈기도 귀찮고 했는데, 이 또한 반가운 소식(혹은 좋은 핑계거리?)이었다. 그냥 죽을 ‘푹’ 쑤어서 흐물흐물하게 만들어 먹여보았는데, 다행히 아이가 잘 먹어주었다.


비록 사소하지만, 미리 해 본 덕분에 범보의자에 아이를 언제 어떻게 앉혀서 먹일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먹일 때는 식판이 아니라 흡착볼과 숟가락 하나면 충분하고, 초기에 이유식 직후 붙여서 바로 수유하려면 분유 물은 미리 타 놓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이마저도 만 6개월에 접어든 요즘 이유식을 진행하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어가고는 있다. 우선은 큐브를 이제 3~4개씩은 쓰기 시작하니, 흡착볼도 아니고 락앤락 6개 통에 각각 미리 한끼 식사 분량의 큐브들을 담아다 냉동해 놓게 되었다. 분유도 미리 탈 때도 있지만 주말에는 남편이랑 함께 아이를 보니까 그냥 이유식 다 먹이고 나서 타기도 한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만 5개월 때 이것저것 해 본 덕분에 우왕좌왕하는 일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 특히 이유식 제조기를 따로 사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직접 만들어 보니까 그냥 밥솥으로 거의 모든 게 해결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유식 메이커라고 해도 냅다 재료만 넣으면 알아서 다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재료 세척과 손질은 당연히 해야 했다. 그리고 기능도 따지고 보면 ‘찜기+믹서기’를 일체형으로 나란히 결합한 셈이었는데, 집에 이미 찜기의 최고 권위자인 전기밥솥이 있으니까 도깨비방망이나 하나 사면 될 일이었다.


아무렴, 여기서도 가성비였다. 웬만하면 있는 살림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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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큐브를 만들 때의 조리도구는 밥솥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이유식 레시피들을 찾아보면 이것저것 조리도구가 많이 보였다. 쌀죽은 냄비에 물 붓고 휘휘 저어가며 쑤어 준다. 청경채는 끓는 물에 데쳐준다. 당근은 찜기에 담아서 쪄준다. 소고기는 냄비에 물 넣고 삶아준다. 등등…….


하지만 나는 몹시 게으른 성격이라서, 냄비와 찜기 등을 그때그때 판단해가며 골라서 사용하고 싶지가 않았다.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는 최대한 편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게 삶의 모토였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밥솥’이었다. 그냥 아무 생각 안 하고, 무슨 재료든 간에 일단 손질이 끝나면 밥솥행이었다. 당근 큐브? 당근을, 세척하고 썰어서, 밥솥에 찐다. 소고기 큐브? 소고기를, 덩어리로 썰어서, 밥솥에 찐다. 청경채? 흐르는 물에 씻고 썰어서, 밥솥에 찐다. 이파리 채소는 데치지 않고 그렇게 푹 쪄버리면 쑥색이 되어버린다는데, 솔직히 거기서 독성이 생긴다면 모를까 그 정도로는 문제 될 일은 아닌 걸. 게다가 삶거나 굽는 것보다 찌는 게 영양 손실이 제일 적어서 최고의 조리법이라니, 일석이조!


기록 목적을 겸해서, 밥솥으로 큐브 만든 레시피를 적어본다. 그리고 보통은 모자르기보다는 좀 넉넉하게 재료를 찌고 갈았는데, 큐브 만들고 남은 재료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것도 팁으로 달아두었다. 아니 그런데 이 정도로 단순한 것도 레시피라고 말해도 되려나? 흐음 왠지 찔리는 걸…….



# 오트밀 쌀죽


준비물: 쌀, 오트밀 (+ 밀가루: 밀가루는 만7개월 되기 전에 조금이라도 먹여주면 알레르기 가능성이 준다고 한다)


1. 쌀 50g + 오트밀 30g + 밀가루 1/2 티스푼 + 물 800ml → 건강죽 모드 (85분) (도합 80g 곡물의 10배 물이 들어가서 10배죽이 됨. 밀가루는 만7개월 되기 전에 좀 먹어줘야 알레르기 가능성 낮출 수 있어서 소량 첨가.)

2. 큐브 소분 (너무 묽어 보이지만, 나중에 전자레인지 해동하면 되직해져 있음)


(Tip) 의외로 햄버거와 궁합이 좋은 오트밀 쌀죽



# 소고기 큐브


준비물: 소고기 (300g → 12큐브+) (홍두깨살, 우둔살, 안심 - 대충 갈비찜처럼 덩어리로. 갈아서 찌면 밥솥이 터진다. 어떻게 알았냐구요? 저도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1. 소고기 → 흐르는 물에 씻기

2. 소고기 + 물 조금 (30ml?) → 밥솥 (무압찜, 20분. 밥솥 설명서 기준으로 갈비찜 할 때 고기 700g이면 고압찜 35분, 무압찜 45분이니, 이 점 참고.)

3. 소고기 (조금씩) + 물 조금 (10ml?)→ 비커 (도깨비방망이 갈아주기. 애초에 육수를 많이 잡았다면 그 물을 써도 되겠지만, 그러면 밥솥이 끓어 넘칠 수도 있으므로 차라리 이 단계에서 물을 추가해주는 게 더 편하다. 묽기는 렌치소스 만드는 느낌으로 생각보다 많이 넣어줘야 잘 갈리고, 큐브에 담을 때도 편하다.)

4. 큐브에 소분


(Tip) 소고기 방울주먹밥

- 준비물: 김, 밥, 참깨, 간장, 참기름 (+잔멸치볶음)

1. 도시락김 → 방울주먹밥 크기로 자른다 (김가루 만드는 게 더 번거로움)

2. 밥 → 한 김 식힌다 (맨손이 뜨거우니까)

3. 남은 소고기 + 밥 + 참깨 + 간장 1T + 참기름2T (+ 잔멸치볶음) → 섞는다 (비닐장갑 끼면 편함)

4. 동그랗게 말고 → 김으로 싼다



# 당근 큐브


준비물: 당근 (큰 흙당근은 1개만 있어도 되고, 작거나 가느다란 세척당근은 2개 정도)


1. 당근 → 솔로 세척

2. 당근 → 감자칼로 껍질 깎기

3. 당근 → 적당히 썰기 (깍두기~섞박지처럼)

4. 당근 + 물 10ml → 무압찜 40분

5. 당근 → 비커에 넣고, 한 김 식히고 → 도깨비방망이

6. 큐브에 소분


(Tip) 당근 마들렌

- 준비물: 빵틀(아무거나), 주걱, 국자, 박력분 140g,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흑설탕 120g, 호두 60g+, 달걀 3개, 카놀라유 100ml, 계피가루 1작은술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많이 넣어야 좀 향이 잘 난다)

1. (순서대로, 앞쪽이 아래로 오게 믹서에 담기) 호두, 달걀, 흑설탕, 계피가루, 카놀라유 → 믹서로 갈기 (호두를 빻고, 달걀을 풀고, 다른 재료들을 섞기 위함. 원래는 호두를 칼로 다지고, 나머지는 휘핑기로 저어줘야 한다. 하지만 전문 파티쉐가 될 게 아니라면 이렇게 해도 역시 문제는 없다. 참고로 호두는 몇 알 남겨둬야 이따가 굽기 전에 데코용으로 붙일 수 있다.)

2. (볼에) 믹서로 간 것 + 당근 + 박력분 + 베이킹파우더 → 주걱으로 젓기 (당근은 ‘이거 다 넣어도 되나?’ 싶어도 다 넣어도 됨)

3. 오븐 → 180도 25분으로 예열하기

4. 빵틀 → 오일 한두 방울씩 떨어뜨리고 → 반죽을 국자로 붓기 (80% 정도씩)

5. 호두 1~2개씩 붙여주기

6. 오븐 → 180도 25분 굽기

7. (다 구워지면) 젓가락, 숟가락으로 빼내어 식혀주기



# 청경채 큐브


준비물 : 청경채, 물 10ml (Tip. 당근 밑에 깔고 삶아도 됨)


1. 청경채 → 씻고, 잎 위주로 자르기 (오른손으로 이파리 부분을, 왼손으로 밑동을 잡고서 ‘모가지를 비튼다(?)’는 느낌으로 비틀어서 따버린다. 이렇게 하면 칼과 도마 없이도 이파리와 밑동을 분리할 수 있다. 청경채를 하나씩 집어들고 흐르는 물에 씻은 다음, 청경채 잡은 손 그대로 이파리는 밥솥의 내솥에, 밑동은 음식물 쓰레기 버릴 그릇에 바로바로 모을 수 있어서 시간도 훨씬 절약된다. 설거지도 나중에 밥솥 말고는 할 게 없어져서 간편한 것도 장점이다. 이 방법은 부산의 한 재첩국 맛집에서 사장님이 부추를 비틀어 자르는 모습을 보고 배웠다. 혹시 안 해 보셨다면 앞으로는 부추 자를 때도 칼로 썰지 말고 파스타 1인분 양 정도씩 뭉텅이로 잡고 비틀어 보세요.)

2. 청경채 + 물 10ml → 밥솥 (무압찜, 20분. 당근이랑 같이 삶아버리면 더 편하다. 당근을 밑에 깔고, 청경채를 위에 얹는다. 무압찜 20분 하고 청경체 건지고, 당근만 20분 더 쪄준다.)

3. (채수와 함께) 비커 → 도깨비 방망이

4. 큐브에 담기 (참고로 큐브를 소분할 때는 실리콘 머들러를 사용했다. 보통 소분할 때 덩어리가 생각보다 깔끔하게 큐브 안으로 안 떨어져서 많이들 번거로워하는데, 머들러를 하나가 아니라 두 개를 사용해서 섬세하게 긁어내리는 식으로 하면 편하다. 무슨 일을 할 때 어쩐지 좀 짜친다 싶으면, 대체로 똑같은 도구를 한 벌 더 마련하면 문제가 훨씬 쉬워진다.)


(Tip) 청경채 새우 볶음

- 준비물: 새우, 굴소스

1. 새우 (칵테일 or 탈각) → 씻기

2. 새우 → 볶기

3. (많이 익었을 때 쯤) 청경채 추가 → 볶기

4. 굴소스 추가 (‘이렇게 많이 넣어도 되나?’ 싶으면 맞음) → 볶기



# 단호박 큐브


미니단호박으로 하면 더 달달하고, 전자레인지만 있어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냥 단호박이 더 싸니까 단호박 버전도 적어본다.


준비물: 미니단호박, 스텐볼(큰 그릇), 칼, 숟가락

1. 미니단호박 → 스텐볼에 베이킹 파우더+물 ⇒ 박박 씻기

2-1. 미니단호박 → 전자레인지 (꼭지 위로 가게 3분, 아래로 가게 3분)

2-2. 미니단호박 + 물 10ml → 밥솥 (무압찜 20분+. 물기 머금으면 더 촉촉해서 전자레인지 대신에 밥솥으로 하는 것일 뿐, 위의 2번만으로도 다 익는다.)

3. 미니단호박 → 한 김 식히고 → 반으로 자른다 (빨리 식히려면 찬물에 세 번 담그기)

4. 숟가락으로 씨 파기 → 숟가락으로 속살 파기 (보통은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겉면만 익힌 다음에 감자칼로 깎고, 반 갈라서 씨를 파내어 쪄주는 방식이 일반적인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쪄보니까 단호박은 본인 스스로가 찜기 역할이 되기 때문에 굳이 잘라서 쪄낼 필요가 없었다. 껍질은 익히기 전에는 단단해서 까기 힘들고 익힌 다음에는 주황색 살 부분에 물렁하게 붙어서 잘라내기 힘든데, 이렇게 숟가락으로 파버리면 키위 과육 파내는 것처럼 쉬웠다. 키위도 껍질을 칼로 깎아내기만 해왔다면, 이 참에 반띵해서 숟가락으로 파먹어보자.)

5. 큐브에 소분


준비물: 단호박 (밥솥에 들어갈 만한 사이즈로 고르기), 솔, 그릇, 도마, 칼, 숟가락

1. 단호박 → 스텐볼에 베이킹 파우더+물 ⇒ 박박 씻기

2. 꼭지가 아래로 가게 → 전자레인지 2분 (단물이 새어나올 수 있으니 그릇에 담아서 돌리기)

3. 꼭지가 위로 가게 → 전자레인지 2분 → 식힌다

4. 감자칼로 표면 깎고, 잘라서, 숟가락으로 씨 빼기

5. 단호박 + 물 30ml → 밥솥 (고압찜 40분. 물 많이 넣어야 촉촉해서 매셔랑 큐브 작업 쉬움. 조금 넣으면 퍽퍽한 고구마 맛.)

6. 절구로 뽀개기


(Tip) 단호박 샐러드

- 준비물: 아몬드(많이), 크랜베리(많이), 마요네즈(단호박 1개 분량이면 4큰술)

1. 아몬드 → 믹서에 갈기

2. 단호박 + 아몬드 + 크랜베리 + 마요네즈 → 주걱으로 섞기 (아몬드, 크랜베리는 ‘이렇게 많이 넣어도 되나?’ 싶으면 맞음)

3. 락앤락에 보관해두고 반찬으로 먹거나, 모닝빵을 반 갈라서 샌드위치로 만듭니다.



# 시금치 큐브


준비물: 시금치, 물 10ml


1. 시금치 → 흐르는 물에 씻고, 잎 부분만 채취 (청경채처럼 비틀어서 채취하면 편하다.)

2. 시금치 + 물 10ml → 밥솥 (무압찜, 15분)

3. 비커에 옮김 → 한김 식히기

4. 도깨비 방망이 → 갈고, 큐브에 덜기


(Tip) 시금치 나물

- 갈지 않은 시금치 + 간장(or 소금) + 참기름 + 참깨 → 섞는다

- 까먹고 모조리 다 갈아버렸다면? 마트에서 크림 파스타 소스 사와서 → 비벼서 시금치 크림 파스타로 만든다.



# 사과 퓨레


준비물: 사과 2개, 물 30ml (→ 10g * 20개)


1. 사과 → 껍질 까서 깍둑 썰기

2. 사과 + 물 30ml → 밥솥 (무압찜, 30분)

3. 비커에 옮김 → 한김 식히기

4. 도깨비 방망이 → 갈고, 큐브에 덜기


(Tip) 사과 스프레드

- 소분하고 남은 사과 → 락앤락에 담아두고, 식빵에 발라서 토스트

- 꿀에 버무리면 더 달콤합니다.



# 바나나 퓨레


준비물: 바나나 (4개), 물 10ml


1. 바나나 → 껍질 까고, 양쪽 끝 떼내어 버리기

2. 바나나 + 물 10ml → 밥솥 (무압찜, 15분)

3. 바나나 → 매셔로 으깨기

4. 큐브에 소분


(Tip) 바나나 스프레드

- 준비물: 계피가루 or 코코아 가루 (코코아 가루는 설탕 들어간 핫초코 가루면 더 맛있다)

1. 소분하고 남은 바나나 → 계피가루 뿌리기 (‘이렇게 많이 뿌려도 되나? 아예 바나나가 계피 색이 됐는데?’ 싶으면 맞음)

2. 휘젓기

3. 락앤락에 담기 (식빵에 발라서 토스트로 먹습니다)



# 토마토 소스


준비물: 토마토, 칼, 도마

1. 토마토 → 4등분해서 씨와 꼭지 제거 (이 때 제거한 씨 부분은 이따가 토마토 주스에 갈아 넣으면 되므로 아까워할 필요가 없다.)

2. 토마토 → 밥솥 (무압찜, 20분)

3. 토마토 → 꺼내어 껍질 제거 → 도깨비방망이

4. 큐브에 소분


(Tip) 토마토주스

- 준비물: 토마토, 꿀

1. 토마토 + 꿀 (단 것 좋아하면 많이, 아니면 조금) → 도깨비방망이

2. 컵에 담는다.



# 땅콩소스


준비물: 100% 땅콩버터

1. 땅콩버터 80g + 물 120g → 곱게 섞는다 (물이 땅콩버터의 1~2배)

2. 큐브에 소분



* 표지사진 출처: Unsplash의 Katie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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