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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심어린 로레인 Oct 19. 2023

잠들기 전, 아이가 엄마 침대로 찾아와서 하는 말

딱 하루치 육아



분리수면에 성공했지만,

밤마다 아이가 엄마 침대로 찾아오는 이유가 뭘까?




퇴근 후, 우당탕당 저녁 식사, 양치질, 샤워를 해치우고 나면 하루일과가 마무리된다. 털썩 침대에 누워 목부터 발끝까지 이불을 덮었다. 요즘처럼 약간 싸늘한 감이 있을 때는 적당히 얇은 차렵이불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나른하게 퍼지는 온기에 몸의 긴장이 풀렸다.


아이들과 분리 수면을 원했던 이유는 딱 하나! 수면의 질을 높이자는 것. 잠이 보약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서로가 편하게 뒤척이며 잘 수 있는 공간 확보를 하려면 엄연히 방을 분리해 각자만의 잠자리를 갖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엄마의 쾌적한 수면이 다음날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맑은 정신과 함께 몸에 결리는 부분도 없으니, 평온한 하루가 시작될 수 있다.


엄마껌딱지인 아들 둘과 나는 각자만의 잠자리에 적응하는 데 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큰 아이는 자연스럽게 잠자리 독립을 성공했으나, 둘째가 생기면서 어쩔 수 없이 함께 자고, 이 방 저 방 돌아가면서 자느라 처음에 정했던 잠자리 규칙이 흐트러지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빙빙 돌아왔지만 결과는 성공인 듯했다. 최근에는 형제가 함께 자는 걸로 우리만의 약속을 정했고, 생일에만 특별히 엄마와 잘 수 있다는 선물 조항을 넣었다. 이제 보통날은 이런 패턴으로 지켜지는 걸 보니 꽤 편안한 밤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풀타임으로 복귀하고 난 지 2개월,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게 느껴진다. 일상 중에 일찍 하교/하원해서 자주 부대끼는 시간이 줄어드니 심리적 거리까지 멀어진 걸까? 하는 걱정도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럭저럭 엄마도 열심히 엄마의 자리를 지키고, 아이들도 아이들의 자리를 지켜준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그날도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고 툭, 침대에 이불을 덮고 누워있는데, 수상한 낌새가 느껴졌다. 스르르륵, 쿵, 파르르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바닥을 기어 침대로 올라오는 두 아이들. 꺼진 불에도 키득거리는 웃음소리와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눈치챘지만, 잠깐이라도 모른 척 잠이 든 것처럼 유지했다. 작은 아이는 엄마 얼굴 가까이 들이대고, 큰 아이는 발 끝에서 엄마를 관찰하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크크크 크큭” 참았던 웃음이 터졌다. 엄마가 웃었다는 사실에 맘 놓고 침대로 뛰어드는 아이들은 마냥 행복하게 엄마 이불속으로 파고들었다.


“너네 안 자고 왜 왔어~~?”라고 묻자, 작은 아이는 천연덕스럽게 엄마 목을 껴안으며 말했다.


“사랑받으려고 왔죠~”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이 전달되어야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는 건 틀림없다. 순간적으로 눈에 눈물이 고였지만, 불을 꺼두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쉬지 않고 뽀뽀를 날렸다. 큰 아이도 반대쪽 자리를 차지하며 엄마 손을 꼼지락거렸다.


“엄마, 아까 속상하게 해서 죄송해요”


양치질하느라 실랑이를 벌였던 순간을 떠올리며 아이가 스스로 먼저 사과를 건넸다. 엄마 그릇이 아이보다도 작은 것 같아서 나도 황급히 아이의 말에 답했다.


“아냐, 엄마도 좀 지쳐서 기다려주기 힘들었나 봐. 우리 서로 잘해보자! 엄마도 힘내볼게!”


두 아이를 양팔에 껴고 한참을 꼭 안아주었다. 두 아들을 키우면서도 딸이 가진 애교를 이렇게 채워주다니, 육아 만족감이 더욱더 높아졌다. 오히려 너희의 사랑을 엄마가 받아 다시 회복하고 힘을 얻을 수 있음에 작은 존재감에 감사함이 들었다.


5분 남짓 있었을까? 갑자기 큰 아이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엄마 좀 불편해요. 저 이제 저기 가서 자도 돼요?”


그러자 둘째 아이도 형아를 따라 일어났다. “저도 가서 잘게요~”


순식간에 아이들의 온기가 빠지니 싸늘함이 느껴졌다. 아이들은 무엇이든 필요한 부분이 충분히 채워지면 스스로 털고 일어난다. 그 명제가 확고히 남는 순간이었다. 놀이든, 애정이든, 호기심이든, 어느 것에도 말이다. 엄마 스스로에게도 부족함은 없는지, 아이에게도 부족함이 없는지 잘 관찰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그렇게 우리 늘 사랑 가득으로 충전해 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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