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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sik Oct 03. 2019

FEEL LIKE GUCCI

밀레니얼의 럭셔리 소비를 읽어보다

디뮤지엄에서 열린 Youtube Unboxed


바로 어제 Youtube에서 준비한 2019 Youtube Unboxed 행사에 다녀왔다.

재미있는 세션과 강연을 듣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구글 코리아 김태원 상무의 '밀레니얼 소비자의 재발견' 세션에서 내게 인상 깊었던 밀레니얼의 럭셔리 소비에 대해서 글을 써보고 싶었다. 세션의 내용은 내가 바로 이전에 썼던 글 럭셔리도 이제는 피할 수 없다 에서 언급했던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였다. 럭셔리 시장도 이커머스 유통 채널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결국 밀레니얼이 소비 주체가 되었기 때문인데, 이 부분을 유튜브의 데이터를 통해 다시금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 관련 글 읽어보기




구찌 대퍼 댄 셀렉션


FEEL LIKE GUCCI

2018년 구찌는 연간 매출 10조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36.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래는 2018년 구찌 매출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재정보고서다. 구찌의 모 그룹인 케링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구찌의 성장률은 정체 그룹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말을 빌리자면 이 모든 성공은 구찌를 밀레니얼과 10대들에게 쿨해 보이는 브랜드로 보이기 위한 노력에서 왔다고 한다.


2018 구찌 재정보고서


구찌의 노력 덕분인지 실제로 2018년 매출의 65%는 전 세계 35세 이하의 사람들로부터 발생하였다. 밀레니얼이 구찌의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반응에 힘 입어 구찌는 밀레니얼이 사랑하는 럭셔리 브랜드로서 더욱 확고한 브랜딩을 실시했다. 17년도에는 쇼미더머니 출신의 비와이가 구찌의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을 정도였으니. 심지어 최근에는 미국 랩퍼 구찌 메인이 구찌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대학내일에서 조사한 서베이에 의하면 1534세대에게 명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로 구찌가 선정되었다. 샤넬과 루이비통이 그 뒤를 따랐다. 사실 예전만 하더라도 루이뷔통, 샤넬, 에르메스는 무시 못할 럭셔리 브랜드 3 대장 아니었나? 이렇게 젊은 세대에게는 명품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이전과는 또 달라지고 있다. 힙한 명품.


마치 가수 제시의 노래 Feel Like Gucci처럼 구찌는 이제 단순한 브랜드를 넘어서 밀레니얼들에게 쿨함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Chuck Taylor Converse X Off White


요즘 힙한 그거, 또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

2019년 상반기 신세계 백화점에서 낸 보도에 의하면 1020세대 명품 매출 증가율은 전년대비 24%로 평균 명품 매출 증가율 22.9%보다 높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인스타그램에서 옷 잘 입는다 하는 사람들의 피드를 보고 있으면 정말 모르는 브랜드의 옷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놀라울 정도다.


이러한 트렌드는 밀레니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Z세대로 불리는 현 1824대 학생들의 입고 있는 옷을 보면 가끔 놀랍다. 남들과 다 똑같은 교복을 입고 있지만 신발은 오프 화이트, 패딩은 캐나다구스. 우리 때는 안 그랬냐고? 지금 밀레니얼이 학교를 다닐 때 가장 힙한 그거, 노스페이스 패딩처럼, 딱 그런 수준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 관련 영상 참고하기


이번 유튜브 언박스 세션 때 언급된 것처럼 저 위의 오프 화이트 신발을 밀레니얼 중에서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와 비슷한 브랜드로 꼼데 가르송이라던지 메종 키츠네라던지. 로고를 뽐내며 '나 이런 거 입었다'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럭셔리 브랜드가 밀레니얼 사이에서 뜨고 있는 것이다. 뭐 이런 양상은 10년 전 빈폴이나 폴로 같은 캐주얼 브랜드, 나아가 프라다나 샤넬과 같은 명품 브랜드가 흥행했던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대학내일 서베이의 1534세대 2명 중 1명은 남들이 다 알아보는 명품을 갖고 싶어 하는 사실이 이러한 흥행을 입증한다.


딱 한 가지. 조그마한 차이가 있다면 밀레니얼은 보이는 브랜드 로고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는 거다. 그들은 브랜드와 늘 함께한다. 이슬아 님의 브런치 글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밀레니얼에게 브랜드는 너무나도 일상적이라는 사실이다. 너무 익숙해서 너무 당연해서, 밀레니얼이 브랜드에 접근하는 일은 하나도 어렵지 않다.


>> 관련 글 참고하기


좌)  Barbour  우)  A.P.C. denim


내가 입는 건 내가 마음에 드는 걸로

남들이 다 입는다고 해서 사지 않는다. 남들이 멋지다고 해서 사지 않는다. 무조건 자기 마음에 들어야 산다. 요즘 밀레니얼은 브랜드를 입음으로써 자기 자신이 그 브랜드의 Look&Feel이나 그 브랜드가 주는 가치를 자기가 함께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명품이라도 자기와 안 맞는다고 생각하면 사지 않는 것이 요즘 밀레니얼이다. 


뭐 재미있는 예시를 들어보자. 간단한 실험을 해보았다. 회사가 아니더라도 늘 깔끔하게 차려입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A 친구와 스포티하고 박시한 옷을 즐겨 입는 B 친구에게 지갑 브랜드가 뭐냐고 물었다. A 친구와 B 친구 모두 구찌 지갑을 갖고 있었다. 이 실험은 망했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A 친구가 최근에 샀다며 자랑하는 옷을 보게 되었다. 바버 재킷과 APC 청바지였다. 내 눈에는 예쁘다고 생각해서 B 친구에게 동의를 구하자 그는 너무 자기랑은 안 맞고 했다. 그렇게 한 시간을 의류 브랜드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결국 그 둘은 정말 다른 브랜드 취향을 갖고 있었다.


물론 바버 재킷이나 APC 청바지가 명품보다는 준명품에 가깝지만, 이렇게 브랜드가 갖고 있는 느낌을 그대로 자기의 성향에 맞추고 입히는 것이 더욱 확연해진 요즘. 밀레니얼에게 가격 접근성이 매우 낮은 명품에 대해서는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브랜드별로 외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정리해놓은 브런치 글이 있어 참조한다.


>> 관련 글 참고하기


명품 브랜드? 명품 여행!

유튜브 언박스에서 보여준 그래프가 참 재밌었는데 찍지 못해 아쉽다. 밀레니얼이 명품에 대한 바이럴이 커지는 때에 대한 그래프였다. 일 년 중 가장 피크를 찍는 시점은 명절, 연말 그리고 여름이었다. 여름? 왜 여름일까. 그 관련성을 김태원 상무는 여름휴가와 관련 지어 설명했다.


구글에 피렌체를 검색해보았다


피렌체는 두오모 카테드랄이 빛을 발하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의 가장 큰 도시다. 물론 미켈란젤로의 언덕이나 최후의 만찬을 실물로 만나볼 수 있는 유명 관광지다. 하지만 그런 여행지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명품 쇼핑이라면? 관련 검색어 중 '더몰'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는데, 더몰은 피렌체의 유명한 명품 아울렛이다. 왜 이렇게 열광하냐면, 더몰에서는 구찌부터 프라다까지 이탈리아 명품을 최대 7-80% 할인 판매하기 때문에 여행 간 김에 다들 명품을 구매하려고 해서다. 물론 저 관련 검색어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네이버와 다음에도 피렌체를 검색해보았다.


좌)  네이버 검색시   우)  다음 검색시


네이버나 다음이나 검색 결과는 비슷했다. 또 다른 경우도 있다. 여름휴가에 입을 옷을 구매하거나 면세점에서 구매할 명품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는 시기다. 그래서 더 명품에 대한 바이럴이 크기도 하다. 오죽하면 여행지를 갈 때 거기서 살 수 있는 명품이 뭐 있는지 찾아보는 것에서 나아가 명품을 구매하러 여행을 가기도 하는 세상이니.


럭셔리 제품 마켓의 규모는 $422B지만 럭셔리 경험 마켓의 규모는 $1,000B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아가 럭셔리 관광 마켓도 2019년 $52B에서 2024년에는 $85B으로 예측 중이다. 왜 갑자기 관광 이야기냐고?


유튜브 언박스에서 언급한 밀레니얼 럭셔리 쇼퍼가 가진 콘텐츠/채널 관심 정도 분석을 보면, 밀레니얼 럭셔리 쇼퍼가 평소에 관심 가지는 콘텐츠/채널은 외국어, 쇼핑, 푸드, 자동차, 인테리어 그리고 여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행 시장도 이제 단순히 휴가를 즐기는 개념에서 확장해 자기를 위한 휴식을 취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부티크, 럭셔리, 완벽

호캉스가 유행이었다. 엥? 왜 과거형이냐고? 호캉스도 이제 세분화되었다. 그냥 단순히 호텔에서 쉬는 것만으로도 불만족스러워졌다. 사실 호캉스는 멀리 여행을 가지 않고 호텔에서 바캉스를 보내는 것으로도 소확행을 이루는 밀레니얼만의 휴가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제 더 럭셔리해졌다. 리조트처럼 완벽한 부대시설이 있는 호캉스를 갈 수도 있고, 스파를 즐기기 위해 서울 밖을 벗어나 호캉스를 즐기기도 한다. 또 부티크 호텔에서 럭셔리한 식사와 내부 시설을 향유하는 호캉스도 생겨났다.


이제 여행도 럭셔리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선 안 유명했던 해외 관광 여행지를 찾아가기도 하고, 1박에 백만 원가량하는 일본 료칸에 숙박하기도 한다. 크루즈도 이제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이처럼 관광 산업도 럭셔리한 방향으로 가지를 뻗치고 있다.




2634세대에게 럭셔리는 Me Time, Yolo, 자기애, 여행이라면 3544세대에게는 가족애, 제태크, 골프, 소장가치. 4554세대에게는 예술, 나눔/봉사, 업적, 장인정신이라고 김태원 상무가 말하면서 이제 Z세대는 또 다르게 럭셔리를 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서로 다른 정의로 내려지는 것을 보면, 더 마케팅 하기 힘든 것이 럭셔리일텐데 또 생각해보면 그 본질만큼은 명확한 것이 럭셔리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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