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뻬리 곁들인 감성돔 올리브 오븐 구이
먹음직스러운 이탈리아 감성돔 오라타(Orata) 오븐 구이.. 어떻게 만들었을까..?!!
서기 2020년 9월 23일의 일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한 화실에서 먹음직스러운 풍경이 나타났다. 하니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 그림 선생님 루이지가 주방 테이블 위에 감성돔(이하 '오라타'라 부른다) 요리를 내놓은 것이다. 오라타는 이탈리아인들이 즐겨먹는 고급 생선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다. 지금 보시는 오라타 한 마리의 무게는 마리당 대략 400그램은 더 될까.. 그렇다면 시장에서 팔고 있는 오라타의 가격은 어떤지 현지의 한 사이트 마리나이(MARINAI)를 방문해 봤다.
Quanto costa l’orata al mercato?
Il prezzo dell’orata varia in base alla taglia ed alla provenienza. Se si tratta di un pesce d’allevamento il prezzo dell’orata oscilla tra i 6 e i 12 euro al Kg. La pezzatura dei pesci allevati è intorno ai 700 grammi per pesce. Se invece si tratta di orata pescata in mare il prezzo puo’ salire facilmente sino ai 25 euro/Kg. Il prezzo delle orata pescate in mare varia anche in base alla pezzatura. Pesci piu’ grandi infatti tenderanno ad avere prezzi piu’ alti a causa della richiesta.
오라타의 가격은 어떻게 되죠?
오라타는 크기와 산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요. 양식 오라타의 경우 700그램당 6유로에서부터 12유로까지 다양합니다. 바다에서 잡은 활어라면 킬로그램당 가격이 껑충 뛰어요. 대략 25유로 정도 됩니다. 물론 크기에 따라 차이가 나지요. 더 큰 오라타는 부르는 게 값이죠.
이탈리아 동부 해안 가르가노 국립공원 여행 중에 만난 향신료 까뻬리..
번역을 통해 현지의 오라타 시세를 대략 살펴보니 만만치 않다. 그래서 해산물 왕국 대한민국의 자연산 오라타 가격을 알아보니 오라타 1킬로그램 이상 큰 녀석이 킬로그램당 35,000~50,000원 내외였다. 물론 횟집에서 먹는 싱싱한 활어가격이자 찬바람이 부는 요즘 제철을 만난 생선이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가 살고있는 바를레타 재래시장 어물전에서 루이지의 엄마 스텔라가 구입한 오라타는 착한 가격일까..
생선회는 특정 리스또란떼에서만 요리되는 이탈리아에서는 오라타 요리를 날로(생선회)로 먹지않고 조리해 먹는다. 리체타가 다양하다. 구워 먹고 찜해 먹는 등 지방에 따라 다른 요리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날 루이지가 우리 앞에 내놓은 오라타 요리는 까뻬리와 뽀모도리니를 곁들인 오븐 구이 (Orata con pomodorini e capperi al forno)였다.
여기까지 스크롤바를 굴리고 오신 분들은 오라타 요리에 등장하는 자료사진의 출처가 궁금하실 것이다. 자료사진은 지난 여름 하니와 함께 다녀온 이탈리아 장화 뒤꿈치에 해당하는 가르가노 국립공원의 뷔에스떼가 잘 조망되는 절벽 위에서 건진 매우 귀한 사진이다.
사진은 아드리아해의 해돋이가 막 시작된 시점이며 절벽 끄트머리에서 아름다운 뷔에스떼 해변을 담고자 다가가서 만난 야생화이다. 사진을 잘 보시면 매우 특별해 보이는 화려한 꽃 주변으로 무수한 꽃봉오리들을 만날 수 있다. 이 꽃봉오리가 오늘 포스트의 핵심이며 이탈리아 요리를 빛내는 향신료 까뻬리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향신료를 연어에 얹어먹는데 케이퍼(Caper)라 부른다. 맵고 상큼한 맛 때문에 생선요리나 육류요리에 비린내를 잡아주는 등 요리의 풍미를 더하는 향신료이다. 까뻬리는 꽃봉오리만 사용하고 염장(Sotto Sale)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적당량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맨 처음 등장한 오라타 요리를 자세히 보신 분들은 까뻬리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자료사진과 대조해 보시면 단박에 알게 된다.
오라타 요리 초간단 리체타
이탈리아 아드리아해 연안을 따라 여행을 하면서 만난 참 귀한 장면을 이른 아침에 맞딱뜨린 것이다. 이탈리아 요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철에 나는 식재료는 물론 다양한 향신료를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 루이지 어머니 스텔라가 오븐에서 구워낸 오라타 요리는 매우 간략하다. 오라타 요리를 하기 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스텔라는 바를레타의 자기 농장에서 추출한 최고급 올리브유를 사용한다.) 소금 후추 간을 한 다음 까뻬리와 오리가노를 더하여 오븐에서 대략 30분에서 50분 정도(시간은 요리사에 따라(온도) 다양하다) 익혀주면 끝!!
가르가노 국립공원 뷔에스떼와 스피아지아 디 산 펠리체 해변에서 만난 까빼리 꽃
위 자료사진 두 장은 뷔에스떼에서 만났다. 그리고 우리가 피서를 했던 스피아지아 디 산 펠리체(Spiaggia di San Felice) 해안 절벽 위에서도 만났다. 추정컨데 이탈리아 반도 주변에서 흔한 풀꽃이랄까.. 이날 루이지가 우리 앞에 오라타 요리를 내놓은 것은 결코 우리가 예뻐서가 아니었다. 물론 미운 것도 아니었지만.. 우리가 오라타 요리를 먹게 된 이유는 순전히 루이지 때문이었다.
루이지는 이날 수업 도중에 나를 불러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오라타 요리를 테이블 위애 올려놓고 "오라타 요리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내가 요리 공부를 한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심 오라타 요리의 리체타 등을 물어보는 투였다. 나는 즉시 요리 제목을 말하는 한편 오라타 요리에 투입된 재료(Ingredienti)를 설명했다. 루이지는 "브라보 짱!!"이라며 좋아했다. 그리고 "하니와 함께 먹던지 집으로 가져가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즉시 "먹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니를 불러 곧 시식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오라타 요리의 맛과 까뻬리의 효능
오라타 요리는 이틀 전에 루이지의 어머니가 만들어 둔 것으로 루이지 혼자의 몫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루이지가 냉장고에 넣어둔 오라타 요리를 먹을 시간이 없었다. 그는 수업이 끝나는 즉시 사르데냐로 그림수업과 겸사겸사로 출장을 떠나야 했다. 일정은 일주일이 소요된다고 했다. 따라서 일주일 후에 집으로 돌아오면 오라타 요리가 제 맛을 내지 못할 게 틀림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오라타 요리는 우리 차지가 된 것이다. 룰루랄라.. ♬
까뻬리는 요리에서 향신료 역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유용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거 눈여겨 봐야 한다. 까뻬리는 소화기능 개선과 비린내를 제거하는 것 외에도 여성들의 피부미용과 모발을 건강하게 해준다고 한다. 또 기침완화와 심신안정(스트레스)에도 좋다는 등 여러 효능이 존재하고 있었다. 얼마나 먹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한다. 요리에 사용할 때는 소금기를 물에 씻어서 사용한다는 거..(짜요. 짜..ㅜ)
하니와 나는 소문난 생선 킬러..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아라타는 뼈만 남기고 본래의 모습을 잃어갔다. 하니는 오라타 요리를 "담백하며 맛있다"라고 말했다. 비린내 나지않는 생선에 간단한 양념으로 오븐에서 구워낸 맛이 그렇단다. 그런데 내 입맛을 충족시키기에는 2% 이상이 부족한 것 같았다. 내가 만약 오라타 요리를 했다면 매콤한 맛을 추가했을 게 틀림없다. 그리고 오라타 요리 곁에는 고추냉이+간장을 잘 섞은 살사가 짝꿍처럼 달라붙어 다닐 것이다. 루이지가 곁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맛이 어떠냐"고 물었다.
"브라바! 스텔라 요리는 최고야 쵝오!! ^^"
Il Nostro Viaggio_Parco nazionale del gargano PUG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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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