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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un 12. 2023

Chaitén, 꼭꼭 숨겨진 신(神)의 거처

-칠레, 차이텐 화산과 뿌말린 국립공원 여행기


우리가 주로 힘들 때 찾게 되는 신(神)의 거처는 어디에 있을까..?!!



원시 생태계가 오롯이 살아있는 이곳은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 북부 파타고니아에 위치한 뿌마린 국립공원이다. 뷰파인더가 전혀 낯선 이끼류를 보자마자 화들짝 놀란다.



지난 여정 <Chaitén, 말잇못 원시 생태계> 편에 신이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돌아봤다. 그리고 이곳 뿌말린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관문의 오솔길을 살펴봤다. 이랬지.. 



Sendero Los Alerces


El sendero ofrece una atmósfera tranquila y contemplativa para apreciar estos árboles milenarios. Es posible ver Alerces de casi 3.000 años de edad. El sendero Alerce es rápido y fácil y conduce a través de un bosque de Alerces gigantes. Estos son árboles altos y antiguos, una de las especies más grandes y longevas de la Tierra.


Desafortunadamente, la mayoría de los árboles de alerce han sido talados en el pasado, por lo que ya no quedan muchos. Como un esfuerzo por preservar los árboles de Alerce de la extinción, desde 1976 es ilegal talar este tipo de árbol en Chile.


La caminata sigue hermosas pasarelas de madera y puentes hechos de viejos alerces caídos. 

Lugar de inicio: Carretera Austral, 12,5 kilómetros al sur de Caleta Gonzalo.




이곳은 깔레따 곤살레스(Caleta Gonzalo) 선착장에서 남쪽으로 12.5km 떨어진 곳으로 뿌에르또 몬뜨에서 대략 200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7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훼리호를 갈아타고 대기하는 시간을 더하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현제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 보니 이러하다.



Sendero Los Alerces(알레르체스 숲으로 가는 오솔길)


위 링크해 준 쎈데로 로스 알레체스를 번역해 보면, 이 오솔길은 매우 조용하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제공한다. 오솔길을 따라 걸어가면 3천 년 된 고목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키가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 빼곡한 오솔길.. 이곳에서 살아가는 고목 알레르체스는 지구상에서 키가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들로 장수를 하는 수목들이다. 그런데 이들 고목들은 불행하게도 사람들로부터 무분별하게 잘려나가 1976년부터 칠레 정부에서 이 수종을 보호하기 위해 법을 정하여 나무를 베지 못하게 조치했다.(번역: 역자 주)



하니가 오솔길을 들어서고 있다. 그녀의 등 뒤로 오솔길에 사용한 목재의 설명이 보인다.


"EN LA CONSTRUCCION DE ESTE SENDERO SE RECICLARON MADERAS DE ALERCES MUERTOS EN UN DESLISAMIENTO DE TIERRA OCURRIDO HACE AÑOS"


"이 오솔길에 사용된 목재는 수년 전에 발생한 산사태에서 죽은 알레르체스를 사용해 만들었습니다."




Chaitén, 꼭꼭 숨겨진 신(神)의 거처

-칠레, 차이텐 화산과 뿌말린 국립공원 여행기




    서기 2023년 6월 11일 휴일 오후(현지시각), 하니와 함께 다녀온 파타고니아 여행 중에 만난 아주 귀한 풍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의 유년기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풍경을 닮은 이끼들이 수북하게 지천에 널린 곳. 내 고향 부산의 백양산 골짜기에서 만난 이끼류와 사뭇 다르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때 만난 감흥과 별로 다르지 않고 성격형성에 크게 영향을 미친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 당시 그 어린 녀석이 신(神)에 대해 관심이나 있었을까..



신은 그저 특정인들이 숭배하는 대상이라고 여겼던 시간들이 대부분이며 어떤 사람들은 신을 대하는 태도가 거의 미친 수준이었다. 극히 최근에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그들은 광화문에서 무리를 지어 몰려다니며 좀비를 연상케 했다. 그 앞잡이는 신성함을 함부로 팔고 사는 유다처럼 나대 쳤다.



우리가 아는 신성한 신의 영역은 그렇게 무너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다. 우라에게 널리 알려진 맹박이란 녀석은 뚝하면 무릎을 꿇고 방송에 등장해 사람들의 속을 뒤집곤 했다. 또 어떤 대형교회의 목사는 돈과 명예에 한 눈 팔린 나머지 사람들로부터 욕을 됫박으로 처먹고 있었다.


"제발.. 오솔길 곁 식물에 손대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사정이 이러한 때 신 혹은 신의 그림자 운운하면 꼰대를 자청하는 일..



사람들은 너도 나도 멘토가 되고 싶은데 꼰대라니..



일행은 오솔길을 따라 숲 속 정글로 천천히 이동했다.



그때 만난 알레르체스 거목들..



우리나라서 볼 수 없는 숲은 목신의 정령들이 얼굴을 내밀며 뷰파인더를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오솔길 주변에서 토닥토닥 나의 맘 속에 웅크리고 있던 신의 그림자를 일께우는 신의 그림자..



나의 신앙심은 어느 날부터 변화하기 시작했으며 세상에 흔해빠진 '하느님'과 적당한 선을 그었다. 남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라 미스뜨랄이 신의 정체성에 대해 쉽게 언급해 놓은 것이다.



예술가의 십계명 


첫째우주 위에 존재하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사랑하라. 

둘째, 무신론적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창조주를 사랑하지 않을지라도 

        그와 유사한 존재를 만들어 놓고 그를 섬기라.

셋째, 아름다움을 감각의 미끼로 주지 말고 정신의 자연식으로 주어라.

넷째, 방종이나 허영을 위한 구실로 삼지 말고 신성한 연습으로 삼아라.

다섯째, 잔치에서 너의 작품을 찾지도 말 것이며 가져가지도 말라. 

         아름다움은 동정성이며 잔치에 있는 작품은 동정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너의 가슴속에서 너의 노래로 끌어올려라. 그러면 너의 가슴이 너를 정화할 것이다.

일곱째, 너의 아름다움은 자비라고 불릴 것이며 인간의 가슴을 기쁘게 해 줄 것이다.

여덟째, 한 어린아이가 잉태되듯이 네 가슴속 피로 작품을 남겨라.

아홉째, 아름다움은 너에게 졸림을 주는 아편이 아니고 너를 활동하게 하는 명 포도주다.

열째, 모든 창조물 중에서 너는 수줍어할 것이다.

        너의 창조물은 너의 꿈 보다 열등했으며 동시에 경이로운 신의 꿈인 자연보다도 열등하기 때문이다.


-가브리엘라 미스뜨랄 



"DADA LA RAPIDA DESAPARICION DEL ALERCE Y SU DESIGNACION COMO ESPECIE PROTEGIDA, MONUMENTO NATURAL BAJO DECRETO SUPREMO 490, TODOS DEBEMOS CUIDARLO PARA SU PROTECCION Y RECUPERACION. NO DEJEMOS QUE OTRA ESPECIE QUE FACILMENTE PODEMOS SALVAR, SE EXTINGA" 



거대한 고목 알레르체스 옆에 써 놓은 경고문의 내용은 이러하다.


"칠레 정부의 관련 법률 490호의 지정에 따라 이곳에 출입하는 사람들은 이 숲의 보호에 노력해야 하며, 다른 종들까지 잘 보존될 수 있도록 보호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번역: 역자 주)



이 숲에 들어서면 내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신이 화들짝 놀라 깨며 당신의 정체성을 찾게 된다.



조물주가 만든 최후의 창조물인 남자 사람과 여자 사람.. 



도시에서 현대에서 문명사회에서 쫓기듯 바쁘게 사는 동안 신의 존재가 무색해진 세상..



그때 가브리엘라 미스뜨랄은 이렇게 충고한다.



첫째, 우주 위에 존재하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사랑하라. 

둘째, 무신론적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창조주를 사랑하지 않을지라도 

        그와 유사한 존재를 만들어 놓고 그를 섬기라.



그 숲속에 들어서면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충만하고 내 속에 웅크린 신이 화들짝 놀라깬다.


Viaggio tra il vulcano Chaitén e ll Parco Nazionale Pumalín_CILE
Il 11 Giugn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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