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필요한 것은 언제나 꽃이다

꽃마리

by 무쌍

클레드 모네는 정원을 사랑한 화가다.

네는 " 나는 늘 정원에서 일하고 또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한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언제나 꽃이다. "라고 원을 가꾸는 이유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제로 정원에 수련을 직접 키워서 수련 연작을 그다. 륭한 가이기도 했지만 실력 있는 정원사였기 때문이다.

정원의 주인이 죽고 나자 정원도 생명을 잃은 듯 방치되기도 했지만, 모네의 정원은 지금도 그가 가꾸었던 시절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의 정원에서 일해보는 것이 대단한 영광이라고 여기는 정원사들이 많으니 앞으로도 모네의 정원은 살아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이삿짐 상자에 둘둘 말린 전시회 포스터를 발견했다. 2007년 동료들과 수련 연작을 보기 위해 모네의 전시회를 찾았다. 포스터를 보니 다시 그날로 돌아간 듯 좋았다. 전시회가 끝나고 샵을 지나는데 수련 그림 벽지를 팔고 있었다. 잠시 동안 자취방을 새 벽지로 도배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수련 그림만큼 월세방에 애착이 없었다. 대신 무료로 나눠주는 전시회 포스터를 챙겨 돌아오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어디선가 숨 죽인 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이삿짐에서 나온 빛의 화가 모네 전시회포스터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인 파리>를 보면 모네의 수련이 전시된 오랑주리 미술관이 생생하게 나온다. 영화 속에 나오는 수련 그림은 영화를 여러 번 보게 했다.

게다가 지베르니에 모네 정원은 주인이 없어도 여전히 그림 속처럼 짝이 있다.

우디 앨런 감은 자신의 책에서 "책과 꽃 들로 가득한 집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다 풀어낼 충분한 시간이 없을까 봐 우주의 멸망을 겁낸다고 했다." 꽃을 좋아하는 감독이라 그런지 영화 배경은 늘 잘 정돈된 정원이 나오거나 자연풍경이 아름다운 도시가 나온다.

그래서 나도 따라 하고 싶어 졌다.

내가 소설을 쓴다면 과거로 돌아가 모네를 만나는 상상 속 인물을 만들어 내고 싶다. 혹은 그가 고용한 정원사라도 괜찮을 것 같다. 글쓰기 위한 자료 수집을 위해서 소설의 배경인 장소로 직접 가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내 소설에 모네가 살던 지베르니가 배경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화 속엔 헤밍웨이나 거트루드 스타인, 파블로 피카소, 살바로드 달리 같은 유명한 인물들이 나온다. 만나고 싶은 과거의 인물들을 내 소설에 소환할 능력이 된다면 좋겠다. 우디 앨런에게 얻은^^; 소재를 쓸 날이 올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모네는 언제나 꽃이 필요했다. 꽃을 그렸기 때문이다. 여전히 지금도 모네의 그림과 정원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정원을 가꾸며 그림을 그렸던 화가의 삶을 만나볼 수 있으니, 인기가 많은 모네의 그림만큼이나 북적이는 명소가 되었다. 나도 언젠가 그곳에서 모네의 그림 속을 걸어가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지만, 현실은 내가 사는 지구 반대편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꽃은 어디든 피어나니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모네의 정원 대신 나는 동네 길가에 야생화를 사랑하기로 했다.

꽃마리와 민들레, 종지나물, 봄까치꽃@songyiflower 인스타그램

글을 쓰기 위해 꽃을 찾는다. 베란다 화분에 키우는 화초나 길가에서 만나는 꽃들 모두가 글이 된다. 집 앞 화단에 안보이던 작은 야생화들이 찾아왔다. 초록잎 사이로 꽃마리가 피었고, 봄까치꽃이 만발하던 자리에 종지나물 꽃이 고개를 들었다. 앙증맞게 핀 노란 민들레도 찾았다. 새로운 꽃들이 찾아왔으니 새 글을 써야 한다.


모네의 말을 빌리자면 '나는 언제나 꽃이 필요하다.'

나를 증명하기 위한 글들은 꽃이 필요하다. 꽃을 보는 내가 글을 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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