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앙 보뱅
나는 영원의 하늘에 시선을 빼앗긴 채 푸르른 공기를 삼킨다. 그리고 글을 쓴다. 이것이 대답 없는 것에 대한 나의 답장이며 시간의 잎사귀 사이에서 퍼덕이는 날갯짓이다. 그대가 더 이상 여기에 없어 그대 헤게 미모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지 못해도 미모사는 내게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또렷이 들려준다.
이제 곧 달력을 바꿔야 한다. 너는 1995년의 날짜 칸 안에 갇힐 테지만, 괜찮다. 나는 시간 속에 산 적이 한 번도 없었으므로 시간 속에서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텅 빈 곳에서, 사막 안에서 살아간다. 시간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다.
네가 죽은 후 찾아온 가을과 겨울에 나는 너를 위해 이 작은 글의 정원을 정성스레 가꾸었다. 이 책의 영토를 마음껏 밟으며, 누구의 것도 아닌 빛, 네가 온전히 섬겼던 빛을 활짝 누리도록 그들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