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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송 Aug 11. 2021

당신에겐 좋은 동료가 있나요?

꽤 가까운 관계

호텔로 퇴근하는 나날


회사 근처 호텔에 머물다 보니, 저녁 시간이 길어졌다. 날씨도 덥거니와 코로나로 인해 사람을 만날 수도 없으니, 일찍 호텔에 들어가 시간을 보낸다. 가져온 짐이라곤 열흘을 버틸 옷과 세면도구, 노트북뿐이다. 호텔에 들어오면 딱히 할 일이 없어,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요 며칠 인터뷰 프로그램을 연이어 보고, 에세이집을 보고 있다. 취향이 한결같음을 느낀다. 대학시절부터 온전히 쉬는 날이면, 인터뷰나 토크쇼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 한동안은 도서관에서 자서전이나 에세이집을 골라보았다. 이런 걸 보면, 나는 '사람'과 '사람 사는 이야기'에 흥미가 많은 듯하다.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자극도 받고 위로도 받는다.


박칼린 에세이를 읽고 있다. 책의 첫 장, '사랑함'이란 말과 함께 소중한 동료 5명의 이름이 쓰여있다. 그녀는 그들을 '이너써클', '내 삶의 군단'과 같은 애정 가득한 단어들로 지칭한다. 함께 예술을 하는 동료이자, 삶의 깊은 부분을 나눈 자신의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동료들과의 첫만남 일화를 책의 서두에 꺼내고 있다. 애정이 얼마나 큰지 느껴진다.


박칼린 군단의 이야기를 읽으니, 최근 프로젝트를 함께 한 협력사 사람들이 떠올랐다. 7년 넘게 같이 일을 해오고 있는 그들은, 일에 있어서는 서로에게 몹시도 냉정해서 쓴 얘기를 서스름 없이 한다. 하지만 팀으로써 외부 그룹과 맞설 때는 똘똘 뭉친다. 또한 일 외적인 자리에서는 서로의 삶에 대해 담을 내린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그 자리에 한 번 껴서 지켜본 외부인(나)의 눈으로 봤을 때, 그들은 서로에게 회사 동료 이상의 그 무엇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란 무엇일까


새 직장에 들어온 지 딱 1년이 되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업무를 맡았다. 중고 신입으로 입사하여 걱정도 많았지만, 들어오자마자 맡은 큰 업무를 잘 마칠 수 있었던 건 8할이 동료들 덕분이었다. 일적인 도움보다 정신적인 도움을 더 많이 받았다.


과다한 의욕으로 힘주어 달릴 때면 옆에서 힘을 빼주기도 하고, 지쳐 쓰러져있으면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같이 고생을 하고 사적인 이야기들도 나누게 되면서 많이 가까워진 동료도 있다. 일을 함에 있어 때론 개개인의 능력보다, 팀원 간의 케미가 좋은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사람마다 관계의 모습도 다양하다. 업무적으로 밀접하게 협력하지만 일적인 얘기만 하는 동료도 있고, 일로는 많이 겹치지 않지만 사적인 교감이 이루어져 가까워지는 동료도 있다. 후자와는 퇴사를 해도 그 인연이 지속되기도 한다. 거기에 오랜 세월까지 공유하게 되면 이제 더 이상 직장 동료가 아닌 사적인 지인들이 된다.


나의 예로, 7년 전 함께 일을 했던 동료는 지금은 매우 가까운 지인이 되어있다. 서로의 가족도 함께 보고 개인적인 전화도 자주 한다. 힘든 일 있으면 상담도 하고 일적으로 물어볼 게 있어 연락을 하면 늦은 시간이라도 알아봐 준다. 일 얘기와 개인적인 얘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편한 동료가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서로의 삶의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다.


직장은 옮기기도 하고, 때로는 진로를 바꾸어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럴 땐 경력은 무용지물이 되지만 '사람'은 응원하는 관계로 남기도 한다. 그렇다고 반드시 오래 남아야지만 좋은 관계인 것만은 아니다. 잠시 스쳤던 인연이어도 좋은 자극을 강력하게 주었던 사람도 있으니.


최근 친해진 동료들 그리고 지속되는 관계의 과거의 동료들이 몇 떠오른다. 그들을 통해 배운 것이 많듯이 나 또한 그들에게 힘이 되고 좋은 영향을 주는 동료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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