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탁
비가 온다고
창문 닫지 마라
봄비가 어디 들이치는 비더냐
꽃들이 어디 다시 오므리더냐
다 맞으며 힘들면 꽃잎 내려놓지 않더냐
온종일 내려도 달기만 하다
어둠 깊어져도 멈추지 않는 세레나데
잠도 잊게 하는구나
이 생각 저 생각
찾아갈 곳 없는 뜬 방황만 하다가
시계만 처다 보는 쓸데없는 짓
봄비로 늦어 가는 밤
쌓이기만 하는 생각들
창문을 닫고 만다
멍하니 지쳐 드는 선잠
다 닫지 못한 귀 졸음으로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
비 젖는 꽃들이 지는 소리
봄비
밤 없이 내리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