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탁
먹고살기 위해 일한 다지만
먹기 위해 고민하는 점심
뭐 집밥이야
차려주는 대로 한술 뜨면 그만이지만
주둥이 혓바닥 각자 각 식이니
끌려가는 것도 상책이다
엊저녁 회식 있었다면
두말없이 해장국
황사의 목 깔깔하다면
미끈 감겨 드는 제육볶음
물리지 않는 된장찌개 있다 지만
점심 한 끼 돈 주고 사는 갈등이다
차라리 백반집 단골 되어
주중 메뉴 국만 바뀌어도
선택당하는 즐거움
백반의 한 상에 있었으니
숟가락 젓가락질 익숙해지고
반나절의 빈 속이 부담 없이 부르다
그것도 한 몇 달 먹다 보면
질리고 물려서
또다시 고민되는 점심
먹고 살기보다는
먹기 위해 살아가는 갈등이다
점심의 뒤끝
요지의 뾰족으로
간사한 입속 앙갚음 하며
카운터마다 싸인 치르는
식후 후련한 결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