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탁
대전 역전에는
열차 시각만큼 다방이 있었다
가슴 뜨거운 엽차가 있었고
이별만큼 시린 냉차가 있었다
거기 김삿갓 다방여
정양아
코피 두 잔 싸게 가져 오더라고
짝짝 씹는 껌 소리보다 빠르게
새마을호 지나가고
정양은 미스 정이 되었다
정양 호출하던
천 원짜리 목청
온갖 쓰고 비싼 맛
양년 이름에 기겁하는 외면
정양은 정 커피 씨가 되었다
KTX 새처럼 지나가고
정양의 보자기 커피포트
아른하니 분내처럼 스치며
쏟아져 버리는 검은 추억
어제를 마중 나온 역에는
가끔
늙은 커피맛들이 부랑하고 있었다
붉은 립스틱
정양이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