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먹거리 여행지를 벌써부터 고민하게 되는 밤이다
삼겹살, 목살... 그리고 '목구멍 대전송촌점'에서 찾은 아들의 행복한 허기
늘 입에 '배고파'를 달고 사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 요즘은 그 허기가 더욱 깊어진 듯하다. 배구 코트를 누비고, 축구장에서 땀 흘리고, 헬스로 근육을 키우는 통에 성장기의 왕성함이 불길처럼 타오르는 모양이다.
그간 우리는 아들의 무한한 식욕을 감당하기 위해 무한리필 소고기집을 순례하듯 다녔다. 그런 아들에게 얼마 전, "오랜만에 우리 소고기 먹으러 갈까?"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이제 소고기는 질려요. 삼겹살로 사주세요."
아, 이제 소고기는 질릴 만큼 먹었구나. 아들의 솔직한 한마디에 우리는 새로운 미식의 여정을 준비했다. 평소 가고 싶던 삼겹살 전문 식당을 약속 장소로 정했는데,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굳게 닫힌 문 앞에서 우리는 잠시 망설였다.
대안을 찾던 중, 문득 눈에 들어온 간판. "목구멍 대전송촌점".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일단 들어가자' 하는 마음이었다.
삼겹살 3인분으로 시작된 저녁 식사. 아들 녀석은 개눈 감추듯 고기를 없애기 시작했다. 아내와 내가 몇 점을 먹기도 전에 불판은 텅 비어버렸다.
"아빠, 더 먹어도 돼요?"
그 질문과 함께 우리는 목살 3인분을 추가했다. 두툼한 목살이 불판 위에서 지글거릴 때, 아들은 전에 없던 감탄사를 뱉었다.
"목살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어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요."
그 짧은 말 한마디만 남기고는 다시 먹는 것에 열중했다. 미나리에 곁들여 먹는 삼겹살과 목살, 그리고 식사의 '국룰'인 된장찌개에 공깃밥 한 그릇까지. 그날 아들은 거의 5인분을 해치웠고, 아내와 나는 그저 1인분으로 만족한 듯하다.
참 이상한 일이다. 내가 먹은 것은 고작 한두 점이었을지라도, 아들 녀석이 고기 쌈을 볼이 미어지게 넣고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배는 이미 포만감으로 가득 찼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내내 행복감에 젖은 하루였다.
사랑하는 아들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줘서 고맙다. 너의 든든한 뒷모습만큼, 아빠의 마음도 든든해지는구나.
다음엔 어디로 갈까? 너의 그 왕성한 식욕을 채워줄, 다음 먹거리 여행지를 벌써부터 고민하게 되는 밤이다.
#목구멍대전송촌점 #겉바속촉삼겹살 #대전송촌동맛집 #아들먹방 #인생목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