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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책 팔아서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외 1권

by 무념무 May 17. 2020

서울의 3년 이하의 서점들 :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책 팔아서 먹고 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

브로드컬리 편집부

서점이 사라지는...이 아니고 사라진 시대에 서점을 여는 사람들을 인터뷰 한 책.
어릴때는 동네에 서점이 몇개씩 있었다. 나는 거기서 전과를 사고 문제집을 사고 만화잡지 보물섬이나 신밧드가 모험하는 책을 샀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 수 있게 된 대학시절에는 독서광이던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 그가 추천하는 책을 시작으로 집중적으로 인문학책을 사모으던 때도 있었다. 군대제대하고 사회나와서도 종종 여유가 있을때면 교보문고나 가까운 대형서점을 찾아가 십만원씩 책을 사오곤 했다.
점점 서점에 가는 발길이 뜸해진다 싶을 때, 동네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중급규모의 서점이 폐업안내문을 붙인 것을 보았다. 결혼을 하고나서는 서점에 발길을 끊게 된다. 필요한 책이 있으면 10퍼센트 이상 더 싼가격에 살 수 있는 인터넷서점을 이용하였고 그러면 시간도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전자책 단말기에 적응한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책을 살 일도 없어졌다. 넷플릭스처럼 월 정액을 지불하면 등록된 책들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리디북스 셀렉트 서비스를 이용한 이후론 전자책을 정가에 살 일조차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 책도 리디북스 셀렉트에서 다운 받아 본 책이다. (PPL이 아니다. 난 리디북스와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임)

사실 나도 종이책을 읽고 싶다.  E-ink라고 종이의 질감을 흉내낸 액정을 내장했어도 전자책 단말기는 일개 디지털 기기일 뿐이다. 종이책만이 주는 경험은 그 어떤 것도 흉내낼 수 없다. 나도 사실 '진짜로' 종이책을 읽고 싶다. 하지만 넓직한 집에 내 서재가 따로 있지 않는 이상 종이책을 차곡차곡 쌓아놓을 공간이 없다.  집에서의 나의 공간은 가족들에게 다 양보했다. 컴퓨터 놓을 공간만 빼고. 그리고 가방에는 온갖 디지털 기기에 취미로 하는 운동복을 구겨넣으면 책한권 들어갈 틈도 모자르고, 그 무게도 버겁다.  책값은 어떤가? 독신시절에야 맘놓고 책을 살 수 있었지, 용돈타서 쓰는 결혼생활에선 책 한권 사는것도 쩔쩔매게 된다.
전자책 단말기는 이 모든 고민을 해결해준다. 아이패드 미니보다 날씬한 바디에 수백 수천권의 책을 담을 수 있고 셀렉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담배한값 커피한잔값으로 한달동안 사이트에 등록된 책을 무제한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아니다. 정보를 얻는데 있어 몇백페이지의 책을 읽는 것보다 유투브에 올라와있는 강의 하나를 듣는게 더 잘 이해가 되고 유익할 때가 많다. 책을 찾아 읽을 일이 점점 없어진다.
이런 시스템에 익숙해지고보니 어떨땐 광화문 교보문고가 아직도 영업중이라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그런데 대형서점도 아니고 동네책방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서점을 여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잘팔리는 책들보다는 독립출판한 책들을 주로 취급한다. 이 책의 인터뷰이들이 그렇다. 출판관련 업종에서 일하다 뛰어든 사람도 있고 미술을 전공한 사람도 있다. 음악산업에서 일한 사람도 있고 건축을 전공한 사람도 있다. 서점을 운영하는 것에 만족한다는 사람도 있고 임대계약이 끝나면 접겠다는 사람도 있다. 서점운영을 냉소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돈은 안된'다고.
인건비도 건지기 빠듯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책만으로는 돈이 안되니까 커피도 팔고 음료나 술도 팔고 독서모임같은 행사도 진행하고 심지어 독자를 상대로 카운셀링을 해주기도 한다.

서점이 사라졌다고 해서 책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주식그래프가 바닥을 찍으면 반등하듯이 책을 취급하는 가게도 바닥을 찍고 새로운 인테리어와 컨셉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는 중이다. 추세가 확실히 상승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건이 너무 어렵다. 그렇지만 책은 수천년동안 인류문명과 함께하며 쌓아놓은 아우라가 있지 않은가. 멀리 볼 것도 없다. 한때는 짧게나마 책수집광이었다가 인제는 서점하고 담 쌓고 지내는 내가,  다시 서점이라는 곳을 찾게 된다면 그게 부흥의 신호일 수 있겠다.
독자인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나는 어떤 모습의 서점이면 다시 책을 사러 그곳을 찾아갈까?
만약 답을 얻게 된다면, 어린시절 한때 꿈꿨던 것처럼, 나중에 내가 직접 서점을 차리는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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