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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휴대용 워드머신의 끝판왕?

Freewrite Traveler프리라이터트래블러

by 무념무 Apr 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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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타자기 Freewrite >> 


몇 년 전에 이 제품을 구입했었다.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서 신청한 지 일 년 만에 받아본 제품이다. 체리 갈축 기계식 키보드에 E-ink 전자잉크 액정이 달린 전자타자기로 오로지 글을 쓰는 용도로 개발된 제품이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선구매 한 덕에 싸게 구입하였음에도 배송비까지 50만 원이 훌쩍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글쓰기에만 최적화된 도구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마침 나온 제품이라 가격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질렀었다. 키감이 좋은 기계식 키보드에 눈이 편한 전자잉크 액정이라니, 더할 나위 없는 궁합이 아니던가. 그런데 정작 나는 이 제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제품 자체는 유니크하고 매력이 넘치긴 하지만,  아쉽게도 몇 가지 단점이 있는데, 일단 부피가 크고 무게가 나가서 가볍게 휴대하고 다니기엔 불편하다는 것 하고, 커서를 이동시키는 기능이 없어서 글을 편집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휴대하고 다니지 못한다는 것은 주로 집에서 사용한다는 것인데, 집에는 체리갈축 기계식 키보드 따위 쓸 일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키감의 키보드가 즐비하다. 게다가 컴퓨터의 문서작성 프로그램은 편집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굳이 조그만 액정이 달린 프라라이터를 집에서 쓸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내 마음을 알았던 것일까, 프라라이터를 출시한 아스트로하우스에서 이번에는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을 내놓았는데, 처음 보자마자 내가 이 제품을 살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슬림한 두께와 적당한 사이즈에 기존의 전자잉크 액정으로 휴대성이 극대화된 점은 마음에 들었지만, 키보드가 기계식 스위치가 아니라 노트북 등에서 쓰이는 펜타그래프 방식의 키보드를 채택한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워드 전용 머신의 제1 철칙이 오랜 시간 타이핑을 해도 손이 즐거울 수 있는 뛰어난 키감에 있거늘, 어떻게 노트북 따위에나 쓰이는 키보드를 적용할 수 있단 말인가. 아니, 가격이라도 싸구려 키보드에 맞는 적당한 가격이었으면 물론 부담 없이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가격이 무려 할인해서 55만 원 정도 된다. 배송비와 관세까지 하면 60만 원 중반 대다. 터무니없다. 그 돈이면 쓸만한 최신 노트북을 살 수 있다. 내가 결코 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소액으로 가상화폐 계좌에 넣어둔 돈이 가상화폐 급등장에 힘입어 평가금액이 꽤나 불어버렸는데, 그 수익금으로 돈지랄(?)할 데 없나 찾다가 다시 눈에 띈 게 이 프리라이터 트래블러였다. 정말이지 돈 백만 원 정도로 구미에 당기는 제품이 하나도 없었다. 고급 태블릿도 흥미에 없었고 노트북 따위는 안 쓴 지 오래다. 그럼 어차피 꽁으로 생긴 돈이니 속는 셈 치고 다시 한번 구입해보자란 마음으로 프리라이트 트래블러를 주문했다. 미국에서 발송된 제품이 주문한 지 딱 나흘 만에 아침 일찍 집으로 도착했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 휴대용 워드 머신 Freewrite Traveler >>


일단 눈에 띈 것은 이전 프리라이터와는 다른 깔끔한 고딕체의 한글 폰트와 훨씬 선명하고 가독성이 좋은 액정이었다. 그리고 과연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답게 슬림하고 가볍다. 사용법도 편리해서 트래블러를 열면 바로 글을 쓰기 위한 대기모드이다. 커서 기능이 지원돼서 글을 편집할 수도 있는 점이 이전 제품과 다르다. 글을 쓸 일이 있으면 아무 때고 트래블러를 꺼내서 커버를 열고 타이핑을 하면 된다. 그리고 일을 다 마치면 트래블러를 접고 가방에 넣으면 된다. 과연 트래블러라는 이름에 걸맞은 휴대성과 편리성을 자랑한다.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여전히 아쉬운 것은 팬터그래프 방식의 키보드로 그 허접한 키감은 여전히 나의 손을 피곤하게 한다. 장문의 글을 쓸 도구는 아니라고 본다. 휴대용 제품으로 부피가 크고 무거운 기계식 키보드가 장착된 제품을 바라는 것이 난센스인 점을 감안할 때, 그나마 내가 바라는 전용 워드 머신으론 최고에 근접한 제품이라고 인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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