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말이고 정의롭지만 상대의 자존심을 건들면서 지나치게 되면 의도치 않을 사달을 초래한다. 끊고 맺는 것이 엄격하고 단호하면 좋으련만 순조롭지가 않다. 그래서 비난에 인색하고 칭찬에 능한 사람이 모래 속 금은보화다. 집착과 소유욕에 대한 망상으로 타인의 삶을 파괴하면서도 정당화하려는 영화 '런'을 통해 타인의 거울 안에서 어떻게 비친 나를 볼 수 있을까? 사랑하며 서로를 지탱하고 연대하는 끈의 얼레는 누가 쥐고 있을까? 서로의 줄이 끊어질 정도의 탄력이 느껴지면 누가 먼저 손을 놓을까? 내 기록을 쌓아 올려 모형을 만들면 볼썽사나운 흉물일 텐데... 좋은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실행하니 소속이 비밀경호국이고 나쁜 놈은 구시렁 모난 말을 지껄이며 불난 집에 부채질하다 마지못해 하는 척 실행하니 아무 말 대잔치다. 익숙한 것을 소홀이 하면 낯설어져 결국 불편해진다. 한시도 붙어 있기 싫으니 시차 적응하며 부딪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