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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우 LJW Jul 27. 2024

이제는 싫어도 해야되는 때가 왔다.

모임, 술자리. 피하지 말고 부딪혀야 할 때가 왔다.

내가 변화해야 할 때가 온 것일까.


발령을 거의 1달 남짓 남겨두고 점점 생각이 많아진다. 관련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며 지레 겁먹는 중이다. 희망적인 이야기보다는 '그곳은 이러니까 각오하는 것이 좋을거야.' 같은 말들만 들린다. 법인을 옮겨가는 거라 사직서를 쓰는 절차도 있어야 한다. 계열사지만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것과 같은 기분. 다르지만 같은, 같지만 다른. 임직원 수로나 매출액 규모로나 거의 몇십~몇백배 이상 큰 곳으로 가는 것인 만큼 내가 지금 어떤 것을 준비해야 되는지 벌써부터 고민이 든다.


이미 전출을 간 과장님은 그 곳에서 파트장이 되셨고 경인권 사업장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일주일에 술을 거의 4~5번 마신다고 한다. 그 분과 회사생활을 10년이상 같이 한 지금의 과장님은 그 전출간 과장님과 때로는 사적으로 만나기도 하며 꾸준히 교류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그런가보다 했던 이런 교류가 지금 생각해보니 '내 자산'을 늘리는 활동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인적 네트워킹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내 눈에 보이는 5~60명이 전부라 굳이 네트워킹을 하지 않아도 회사에 출근하는 것 만으로도 얼추 해결이 되지만 그곳에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내가 싫어도 움직여야 할 때가 온것이다.


난 내가 그어놓은 마음의 바운더리를 넘어서면 정말 불편하다. 넘어오려고 시도하는 것이 보이면 고개를 돌려버린다. 5년을 그렇게 생활해왔다. '술 한잔 하자!' 라고 나에게 제안해도 나는 말을 돌리며 거절했다. 이런 고민을 들은 한 분은 '내가 도와줄테니 그곳에 가면 그 성향을 굳이 이야기하지 말고 모임에 참석하라.'고 조언해주셨다.


잠깐 인연이 되어 술자리를 가질 수 있었던 그당시 생산 인사의 최고 책임자 한분은 혼잣말로 '나는 술만 아니었으면 일 정말 열심히 했을텐데...' 라며 한숨을 쉬셨다. 그래도 그 분은 빠짐없이 자리에 참석하는 듯 보였다. 나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도 싫지만 참석하는 것이구나.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는 것이구나. 그 때 조금 내 생각이 바뀌었던 것 같다.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부딪혀보는 것으로.


내 회사생활 스트레스 반 이상이 이런 모임에 대한 참석, 그 자체의 스트레스다. 인사이기 때문에 더욱 더 빠질 수 없는, 나의 성향과 정 반대되는 이런 상황. 요즘은 그래서 연습 중이다. 내가 싫어서 미루거나 아예 포기해버리는 습관을 버리고 그냥 그 상황에 나를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던져지면 결국은 있는 힘껏 버티고 해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성취가 있었다. 나는 그런 인생이었다. 


이젠 싫어도 해야되는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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