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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린 산천어 Jul 24. 2023

직, 직진하기

넝쿨은 얽히지만 대나무는 닿지 않는다

 미국의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군 산타모니카를 잇는 66번 국도. 무려 3,945km!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2조(정의)
5. “차량중심선”이란 차량좌표계[직진상태인 자동차의 수평상태를 기준으로 x축(앞쪽 ‘-’, 뒤쪽 ‘+’), y축(오른쪽 ‘-’, 왼쪽 ‘+’) 및 z축(아래쪽 ‘-’, 위쪽 ‘+’)으로 구성되는 좌표계로서 별표 1에 따른 좌표계를 말한다. 이하 같다]에서 가장 앞의 차축의 중심점(앞차축이 설치되지 않은 3륜 자동차의 경우에는 앞바퀴의 접지 부분 중심점을 앞차축의 중심점으로 본다)과 가장 뒤의 차축의 중심점을 통과하는 직선[이륜자동차(측차를 붙인 이륜자동차를 포함한다)의 경우에는 앞ㆍ뒷바퀴(측차를 붙인 이륜자동차의 경우에는 측차를 제외한다)의 타이어접지 부분 중심점을 통과하는 직선]을 말한다.
제14조(조향장치)
4. 자동차를 최고속도(연결자동차의 경우에는 견인자동차의 최고속도를 말한다)까지 주행하는 동안 조향핸들이 비정상적으로 조작되거나 조향장치가 비정상적으로 진동되지 아니하고 직진 주행이 가능할 것. 다만, 제10호가목에 따른 조향장치에 의한 진동은 제외한다.




 운전의 알맹이는 직진입니다. 도로의 점선을 따라 바퀴가 실선을 밟지 않게 하는 기초가 잡혀야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직진은 핸들을 수평으로 잡고 도로의 가운데와 곧게 맞춥니다. 엔진의 힘을 속력에 온전히 쏟아 부울 수 있습니다. 직(直)은 직진입니다. '인이 시키는 대로, 곧이곧대로 함'입니다.  마음에 솔직하고, 사람 앞에 정직하고, 부러질지언정 휘지는 않을 강직함이야 말로 도덕의 기둥과 대들보가 되어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사람다움을 지킵니다.


 곧은 사람은 속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속 편합니다. 감추거나 거짓하지 않고 도덕을 드러냅니다. 감추지 않고 사랑하며, 미워하는데 사랑한다며 속이지 않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골라 보여주지 않습니다.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면 곧장은 편할지 몰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불편해집니다. 구불구불, 울퉁불퉁한 도로 위를 달리면 속이 메슥거리고 울렁거리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곧으면 서로 굽히지 않아 부딪히고 엮일 것 같지만 저는 정반대라고 생각합니다.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서로 휘기 때문입니다. 갈나무와 등나무가 빽빽한 숲은 서로 굽이치고 서로의 방향을 방해해 어정쩡해 보입니다. 그러나 대나무만 있는 숲은 함께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들고 나란히 서있어 조화롭습니다. 서로가 곧으면 좋아하는 바, 싫어하는 바를 알기 쉽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지 않습니다. 사람은 곧게 서고, 곧게 걸으며, 곧은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덕을 곧게 지키고, 도를 곧게 따르는 사람이 '바로' 군자입니다.




헌문36

或曰 以德報怨 何如? 子曰 何以報德? 以直報怨 以德報德

누군가 말했다. “원한을 덕으로 갚으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면 덕을 무엇으로 갚겠나? 원한은 곧이곧대로 갚고, 덕은 덕으로 갚아야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납니다. 누군가 내 뺨을 때린다면 나도 그 사람의 뺨을 올려쳐야 옳습니다. 당하기만 하고 가만히 앉아 되돌려주지 않는다면 곧지 않습니다. 휩니다. 부모님을 해한 사람을 보고 죽이고자 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그게 어디 자녀란 말입니까? 원수를 사랑으로 감싸 안으면 사람의 도에 맞다고 할 수 없습니다. 덕에는 덕으로 갚아야 도라지만, 원수를 인의예지로 대하면 덕도 아니고 도도 아닙니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냉장고에 있는 콜라를 누나가 훔쳐먹었다고, 친구가 실수로 내가 아끼는 옷에 김치국물을 묻혔다고 원수는 아닙니다. 덕은 덕으로 갚아야 합니다. 누나와 친구를 용서해서 제의 덕을 갚는 게 직이지, 누나와 친구의 작은 허물을 물고 늘어져 반드시 똑같이 되갚겠다는 심보는 도에 맞지 않습니다.


* 참고로 저는 외동입니다. 미안합니다.



자로 18

葉公 語孔子曰 吾黨 有直躬者 其父攘羊 而子證之 孔子曰 吾黨之直者 異於是 父爲子隱 子爲父隱 直在其中矣

섭공이 공자에게 말했다. “우리나라에 곧게 사는 사람이 있소. 아버지가 양을 훔치자, 아들이 밝혀냈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제가 아는 곧은 사람과는 다르군요.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숨겨주고,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 숨겨줘야지요. 곧음은 이 가운데 있습니다.”

양화 24

子貢曰 君子 亦有惡乎 子曰 有惡 惡稱人之惡者 惡居下流而訕上者 惡勇而無禮者 惡果敢而窒者 曰 賜也 亦有惡乎 惡徼以爲知者 惡不孫以爲勇者 惡訐以爲直者

자공이 말했다. “군자도 미워하는 게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미워하는 게 있고말고. 남의 악을 드러내는 사람을 미워하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야, 너도 미워하는 게 있느냐?” 자공이 말했다. “•••남의 악을 까발리는 게 곧다고 여기는 사람이 밉습니다.”


 사람은 덕이 시키는 마음을 써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 줏대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인의의 덕을 곧게 떨쳐야지 중간에 휘어서는 안 됩니다. 아버지가 양을 훔쳐왔다면 군자는 아버지를 팔아넘기지도, 양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그리고 밤늦게 양을 몰아 원래 있던 곳에 몰래 되돌려 놓고는 아버지에게는 사실대로 말합니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고기를 먹고 싶지 않습니다"라고요.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무엇보다도 인의에 걸맞거늘 거짓말을 하지 않는 작은 의로 큰 인의를 해치면 도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가족에게도 솔직하지 못하면서 남에게 정직하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가족이 무도한 짓을 저지른다면 다시 도를 따르게 도와야지, 세상에 잘못을 까발려 수치를 당하게 한다면 오히려 도에 맞지 않게 됩니다. 더불어 직은 내 말과 마음, 행동을 곧게 하는데에서 나오지, 남을 억지로 곧게 피려 한다면 곧은 게 아닙니다. 내 잘못을 바로 이실직고(告, 사실 그대로 말함)한다면 직이지만, 남 잘못을 까발리고 떠벌리며 다닌다면 덕과 맞지 않아 왕(枉, 굽힘)입니다. 세상을 어지럽히는 불의를 밝혀내면 직이지만, 사소한 잘못은 덮어주고 굽으면 바로잡아줘야 합니다.




 공야장 23, 

子曰 孰謂微生高直고 或 乞醯焉 乞諸其鄰而與之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누가 미생 고를 곧다 했나? 누가 초를 빌려달라니까 이웃집에서 빌려다가 주더구나.”

술이 23, 

子曰 二三子 以我爲隱乎 吾無隱乎爾 吾無行而不與二三子者 是丘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내가 뭔가 숨긴다고 생각하나? 나는 너희에게 숨기는 게 없어. 뭐든 너희와 함께하지 않는 게 없는 사람이 이 구(공구, 공자의 본명입니다)다.”


 직은 인을 그대로 실천에 옮긴 덕입니다. 곧은 사람은 남이 내 마음 어느 귀퉁이를 살펴보아도 부끄러운 구석이 없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정직은 다른 사람에게 곧고, 솔직은 덕에게 곧습니다. 마음이 곧아도 말이 휘어서는 안 되고, 말이 곧아도 마음이 휘어서는 안 됩니다. 어진 마음을 곧게 써서 남을 돕더라도 내 형편에 맞게 꼭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남의 것을 빌어다 주기보다는 "이 사람을 도와주실 수 있나요? 저는 할 수 없습니다"라고 곧게 말해야 합니다.




위령공 6, 

子曰 直哉 史魚 邦有道 如矢 邦無道 如矢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곧구나, 사관 어서! 나라에 도가 있으나 없으나 화살처럼 곧구나!"

위정 19, 

哀公 問曰 何爲則民服 孔子對曰 擧直錯諸枉則民服 擧枉錯諸直則民不服

경공이 물었다. “어떻게 해야 백성이 다스려집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곧은 사람을 거두고 굽은 사람을 내버려두면 백성이 따르고, 굽은 사람을 거두고 곧은 사람을 내버려두면 백성이 백성이 따르지 않겠지요.”

미자 2

柳下惠爲士師 三黜 人曰 子未可以去乎 曰 直道而事人 焉往而不三黜 枉道而事人 何必去父母之邦

유하혜가 사사가 되어 세 번 쫓겨나자 누군가 말했다. “선생은 아직 떠날만하지 않잖습니까?” 유하혜가 말했다. “도를 곧게 해서 사람을 섬기면 어디를 가나 세 번 쫓겨납니다. 도를 굽혀서 사람을 섬겼으면 왜 굳이 부모님의 나라를 떠나겠습니까?"


 도가 없는 곳에서는 덕을 곧게 하면 쫓겨나게 됩니다. 대쪽 같은 성격은 외면받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덕을 버리고 도에서 벗어난다면 사람답지 않습니다. 배고픈 사람이 되기 싫어서 배부른 금수가 될 수는 없습니다. 무도한 세상에 빌붙고 몸과 마음을 굽힌다면 군자가 아닙니다. 군자는 오로지 덕을 곧게 써서 도에 맞게 합니다.


 도는 사람에 맞춰 생겼기에 따르기 좋습니다. 사람은 도에 붙좇아야 합니다. 군자는 누구보다 사람다운 사람인지라 곧습니다. 곧은 사람이 많은 곳에 언제나 도가 있고, 곧은 사람이 사람을 이끌면 반드시 따릅니다. 뒤에서 따라오는 운전자에게 길을 알려주겠다고 해놓고 어지럽고 구불구불한 방향을 골라서 간다면 따돌리는 것밖에 안 됩니다. 도로를 따르는 데에는 직진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자동차가 따르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옹야 17

子曰 人之生也直 罔之生也 幸而免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삶은 직이지. 곧지 않고 속이는 삶은 어쩌다 겨우겨우 살아있는 게야."


 정직하지 않고 숨어 다니기 좋아하는 사람, 솔직하지 않고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 강직하지 않고 빠져나가기 좋아하는 사람은 살아도 사는 게 아닙니다. 말, 마음, 행동은 거짓인데 삶이 진실일 수 없습니다. 말이 정직하지 않으면 믿을 수 없고, 마음이 솔직하지 않으면 기댈 수 없고, 행동이 강직하지 않으면 따를 수 없습니다. 사람의 삶은 직입니다. 곧지 않으면 사람으로서 살 수 없습니다. 마음과 언행(言行, 말과 행동)이 휜 사람은 가까스로 사람 흉내만 내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알맹이마저 사람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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