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조루 사랑채
운조루는 사랑채는 두 개로 구성된다. 큰 사랑채와 중간 사랑채이다. 운조루의 큰사랑채는 벽채가 없다. 창호 만든 문이 벽이 되기도 하고 문이 되기도 한다. 문은 위로도 열 수 있는 사방개방형문이다. 문을 열고 거는 순간 모든 것은 다 터지고 하나가 된다. 열림과 닫힘의 자연스러움으로 삶의 경계를 넘나들게 만들었다. 들어서 건다고 하여 들문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한옥에서는 이런 문을 분합이라고 한다. 누마루를 통하는 들문까지 등자쇠에 걸어 올리면 집과 마당 그리고 그 주변은 나와 하나가 된다. 안과 밖의 경계라 없는 자연과의 어우러짐이 깃드는 곳이 된다.
사랑채는 정교하게 쌓아 올린 높은 기단 위에 놓여 있다. 운조루 사랑채의 기단은 막돌허튼쌓기 기법으로 축조된 건축양식이다. 높은 기단은 시원한 개방감을 안겨준다. 사랑채는 대청마루와 누마루로 연결된다. 사랑채와 연결된 대청마루와 누마루에서는 행랑채 넘어 넓은 들이 보이며, 안산인 오봉산과 조산인 계족산을 조망할 수 있는 한국의 전통적 미학인 차경미를 볼 수 있는 경관이다.
사랑채에는 사랑방이 있다. 당시 대감이 거처하던 곳으로 글을 읽는 선비의 기품과 유교적 품격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사랑방에는 이불 한 채와 보루 그리고 반상이 하나 놓여 있다. 겸손하고 경간한 유교적 미학이 담겨 있다. 사랑방에 놓여 있는 문턱은 종갓집 며느리에게는 높게 느껴졌을 것이다. 종부는 평생 높은 문턱 앞에서 문안 인사만 드렸을 뿐 늘 높게 느껴진 곳이기도 하다. 사랑채의 문턱, 나라에서 정해주는 높이다. 혹시나 시기하는 사람이 활이라도 쏠까 하여 누우면 보이지 않게 만든 곳이 문턱이다. 문턱이 높다라는 의미는 운조루의 여인은 이 문턱을 넘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