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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피디 Dec 17. 2019

# 잔소리 유발자들

워킹마미 위캔마미 Walking mommy We can mom it

나는 잔소리가 싫다

특히 엄마의 잔소리가 싫었고

내가 싫었기에 

나는 하지 말아야지 했다

게다가 난 육아 서적도 많이 읽었고

누구보다 인내심이 강한 엄마니까


잔소리의 시작은 

세상 친절한 말투로 시작된다


“엄마랑 같이 장난감 좀 치울까?”


다시 한번


“이제 조금 있으면 엄마가 청소를 할 거야. 

근데 잘못하면 장난감이 청소기에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 일단 치우고 나서 이따가 다시 꺼내자”


아이의 귀에 내 목소리는 투명 음성과도 같은가 보다 


이때쯤이면 속에서 살짝 동요가 인다


정리는커녕 옆에 상자마저 우르르 쏟아낸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나를 우습게 보나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아이는 자기 세상에 빠져 한껏 장난감을 공중에 뿌린다 


한계다

좋은 말로 하니 사람 말이 말 같지 않는가 보군 하는 명쾌한 결론에 다다른다 


“야! 엄마가 장난감 치우랬지? 안 치우면 다 갖다 버린다!!!”


안다

전문가들은 아이와 맞서지 말라고 한다

애는 애일뿐이라고

결국 나의 육아방식 어딘가가 잘못된 결과일 뿐이라고

하지만 엄마도 사람이다

꿈쩍도 하지 않는 벽에다 대고 계속 친절할 순 없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이 잔소리 유발자들이 집안에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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