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놓인 한 이방인
가만히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오늘 따라 내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
달려있는 눈, 코, 입..
양 귀,
콧대에 놓인 안경,
그 안경을 고쳐쓰는 손,
손에 느껴지는 감촉,
그 모든게 낯설다.
내가 짓는 표정,
내가 내뱉는 말,
내가 하는 행동.
일관되지 못한 감정.
현실을 자각했을 때 제일 강하게 드는 것인 낯선 느낌이다.
붕 뜨는 기분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을 다잡게 된다.
그래, 이렇게 살자.
그래, 저렇게 살자.
우주에게 있어서 지구는 코딱지만 하다.
지구에 있어서 우리나라 또한, 코딱지만 한다.
그 나라에 있어서 나는, 나는?...
그런 내가 온갖 감정을 겪으며,
오늘 또한, 하루를 살아간다.
묘한 기분이 든다.
때로는 웃기게도 그런 먼지만한 나니까, 대충 살자 싶다가도
그럼에도 그 먼지를 누군가의 손가락이 쓸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열심히 살아보자 한다.
멀리서 보자면 검은 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런 점이 나름대로 인생을 살아가며, 온갖 사건과 감정을 겪어낸다.
그런 상황 속 때로 자신은 스스로에게 낯선 느낌을 받는다.
왜 낯선 기분을 받나 생각해보았다.
크게 신빙성은 없다.
첫 번째, 가끔 인간은 자신을 자각할 때 외계인처럼 느낀다.
두 번째, 낯선 나를 통해 반복되는 지루한 삶을 새롭게 느끼도록 한다.
두 번째가 그나마 그럴싸하다.
반복되는 삶 중 낯선 느낌을 통해 나를,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우주에서는 외계인일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