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일자리 대책
요즘 취업 너무 힘들다.
어쩌면 '최악'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정부, 기업, 그리고 취업포탈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걸까?
http://sbscnbc.sbs.co.kr/read.jsp?pmArticleId=10000898458
기업은 구인난, 취준생은 구직난이라는데...
도대체 어디서 미스매칭 된 것일까?
정부는 추경까지 해서 예산 증액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데, 그 많은 돈들은 어떻게 쓰이고 있는 것일까?
진짜 궁금하다.
정부는 국민에게 사용내역을 투명히 공개하면서 추가 예산을 신청했다면 좋았을텐데... 단순히 실업률이 높다는 이유로 일자리 추경을 요청하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일부 대기업은 최악의 경영환경이라며, 불확실성 하에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은 41 대 1 수준에 달한다. 9급 공무원 4,953명을 선발하는데 20만 명이 몰렸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2년 만에 가장 높은 11.6%를 기록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일자리 예산 부족 때문?
취준생에게 몇 십만원 주는 정부 정책으로 취준생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취업컨설턴트 또는 취업 강의를 듣는 데에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코칭이나 강의를 들으면 취업이 되는 것인가? 설사 취업이 되었다고 해도 그것이 취업컨설팅의 효과일까?
너무 단편적으로 접근한다고 지적받을 것 같아 언론 기사를 한번 찾아봤다. 도대체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부터 살펴보자.
2016.10월 시사저널, "한 해 2조가 넘는 청년 일자리 예산 다 어디로 갔나?"라는 기사를 보면 청년 일자리 예산은 2조 1,113억 원이다. 이는 연봉 3,000만 원짜리 일자리를 약 7만 370개나 만들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정부가 만든 청년 일자리사업은 실효성이 낮아 속 빈 강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 와중에 2016. 9월 청년 실업률은 9.4%까지 치솟았다.
원문보기 : http://www.sisapress.com/journal/article/159137
그렇다면 2년 전과 지금의 일자리 예산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2018.4월 조선비즈, "우선 10萬 일자리 만든다며 11兆 풀었는데… 7만여 개뿐"이라는 기사를 한번 보자.
정부는 2017.7월 11조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추경을 편성하면서 "1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라고 공언했지만 실적은 목표에 크게 못 미쳤다. 2016년 2조 예산의 5배가 넘는 금액이다. 하지만,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추경으로 만들어진 직접 일자리는 7만 3,000개뿐이고, 절반인 3만 개가 노년층 단기 일자리였다. 단편적으로 11조원이라는 예산은 3,000만 원짜리 일자리를 36만 개나 만들 수 있는 큰돈이었는데 말이다. 정말 심각한 실책이다. 11조원을 도대체 어디다 썼을까? 에휴...
정부가 작년에 시도했던 청년 일자리 사업은 하나같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소기업이 청년 3명을 채용하면 그중 1명의 임금을 연 2,000만원 한도로 3년간 지원하는 '중소기업 청년 추가 고용 장려금' 제도는 목표 일자리 수 9,000개, 예산은 48억원이 잡혔었다. 하지만 정부는 예산의 36%에 불과한 17억원만 집행했다. 만들어진 일자리도 4,396개뿐이었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목돈 마련을 돕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에는 작년 233억원의 추경예산이 편성됐지만 60%인 139억원만 시중에 풀렸고, 중소기업에 인턴으로 취업하는 청년에게 월 60만원씩 3개월간 지원하는 사업도 175억원이 편성됐으나 61%인 106억원만 집행됐다. 이 사업들은 올해도 시행되고 있지만 2월까지 집행률이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0.7%, 청년내일채움공제는 7.0%에 불과한 실정이다.
원문보기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12/2018041200352.html
정부는 그렇게 많은 예산을 어떻게 집행하고 있을까? 정부는 국가지원금(= 취업할당제) 수령 시 다양한 옵션을 붙여서 일자리를 창출시키면 안 될까? 대학의 취업지원실에 뿌려지는 정부예산은 얼마이고,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대학일자리센터의 취업컨설턴트는 대학생 진로 상담을 할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을까? 취업 및 진로 상담에 관한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단지 규모와 매출 실적으로 업체를 선정, 정부 예산을 주는 것은 아닐까?
취준생들의 코칭 멘토로 활동한 지는 2달정도 되었다. 지인이 근무하는 한 사이트(SR)에 글도 올리고 강의도 하는 중이지만, 현직에 있다보니 이런 저런 핑계(?)로 강의는 고작 2번 밖에 못했다. 주말이나 밤 시간대 강의스케줄 잡기가 딸 둘 아빠로써 이렇게 힘들 줄이야, 하지만 대학생 또는 취준생과의 대화는 스스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는 것 같아 계속 해보고 싶다.
"사실 취준생의 구직난과 기업의 구인난 사이에는 분명 구조적인 빈 공간이 존재한다. 즉, 정보의 불균형이 생각보다 큰 편이다."
그래서 취준생은 불안한 마음에 도움(?)을 청하게 되고, 취단기 강의나 취업컨설팅을 찾게 된다. 하지만 취업코칭 시장에는 진짜와 가짜가 혼재되어 있는 느낌이다. 재직 중이라고 해서 그 회사의 입사비법을 안다고 볼 수 있을까? 특정기업에 합격한 경험만으로 자소서나 면접 스킬 강의를 하는 것이 맞을까?
사실 취업을 직접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채용/취업의 주체는 기업(면접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합격한 친구가 왜 합격했는지는 면접관들의 평가표 합산을 통해 알 수 있을 뿐, 합격한 지원자는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구조이다.
하지만 취준생들은 당장 취업이 힘들고, 그만큼 절박하다 보니 간접적인 취업 경험담과 그들의 노하우를 알고 싶은 마음에 취업컨설턴트에게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취업 코칭 시장'은 규모있게 자리잡기 시작했고, 유투브나 재능마켓에서 취업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분명 수요와 공급이 존재하는 시장임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비용부담의 주체가 취준생이라는 점과 강사들의 자질 논란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앞으로 일자리 예산이 집행될수록 검증되지 않은 취업컨설턴트는 더욱 늘어날 것이며, 잠재적 피해자 역시 증가할 것이다. 일부 문제가 있는 나쁜 사람들 때문에 전체가 피해보는 일이 없기를 바래면서 정부와 정책집행기관들의 고민이 깊어지길 바란다.
또한, 취업시장에는 그 어느 때 보다 변화의 바람과 사회혁신기업의 등장이 필요해 보인다. 청춘들에게 취업 뿐만 아니라 창업, 창직 등 새로운 길이 있음을 보여주고 알려줄 수 있는 회사 또는 리더가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