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rcYejee May 31. 2021

불면 중에

잠에 들지 못한 오늘 새벽에 어린 모습의 엄마를 봤다.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고생을 했다.


한번 잠 때를 놓치니 그 뒤로는 수면시간이 도미노처럼 뒤로 밀려 푸른빛이 새어 나오는 다음날에나 잠이 든다.

오늘은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서 몸을 일으켜 방을 나와보니 5시가 넘은 시간이더라.

아빠는 항상 가장 일찍 깨어 계신다.

아빠가 누워있던 자리에 몸을 기대었다.

아빠는 강아지를 데리고 새벽 산책을 가셨고,

나는 조금 더 깊숙이 몸을 침대에 비비적대었고,


그러다 옆에 누워있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봤다.


엄마는 울상이었다.

꿈에 누구와 무슨 일이 있던 걸까, 반쯤 뜬 눈으로 엄마의 뾰로통한 얼굴 속 표정을 깊숙이 바라봤다.

울상과 속상함 사이의 그 표정을 한동안 바라봤다.

그리고 예쁘네, 괜찮아.

얼굴을 손으로 감싸주고 싶었다.

그렇게 엄마의 얼굴을 관찰하다가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쯤에 눈을 엄마의 머리칼로 돌렸다.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다.


엄마의 어린 모습이 보였다.


엄마는 생각보다 이른 나이에 부모님을 보내드렸다.


우리 엄마,

많이 외로웠을 그때 나는 어렸고, 엄마도 어렸을 그때.

고생했어. 너무 고마워.


한 동안을 마음으로 이야기를 했다.

마음으로 안아주고 싶었다.




잠에 들지 못한 오늘 새벽에 나는

어린 모습의 엄마를 보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얇은 막을 가진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