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군 Nov 09. 2020

가을, 낙엽이 떨어질 때


가을엔 단풍구경만한 것이 없다.
하지만 나뭇잎의 입장에서는 
가을은 잔인한 계절이다.
여름내내 하늘을 뒤덮던 그 파릇했던 잎사귀들이
노랗게, 빨갛게 숨이 막혀 죽어가는 시간이다.
수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변색이 되며 죽어가는 
나뭇잎들을 보며 행복해하고 즐거워한다.

차디찬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은 
떨어지는 나뭇잎들을 애써 붙잡지 않는다.
흐르는 눈물대신, 작별의 인사대신
더욱 단단해지기로 결심하며
나이테에 줄을 하나 더 그을 뿐이다.

삶의 계속되는 고통의 순간에,
하루하루 죽어가는 인생의 시간속에
언젠가 떨어질 운명에 저항하기보다 
나를 바라보는 누군가의 마음에 
행복과 기쁨을 심어주는 한 잎의 낙엽이 되자.

내 것이라 생각했던
내 소유라 생각했던 
수많은 것들이 내게서 떨어져 나갈 때
애써 그것들을 붙잡기보단
흐르는 눈물대신, 작별의 인사대신
더욱 단단하게 마음의 평안을 지켜내자.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 속 일탈 고양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