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곳에 있더라도,
그곳이 수려한 풍경의 곳이라도
그저 나의 생각에 빠져
그 순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거나
아무 감흥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여행이 내겐 별 흥미 없는 일이다.
나는 어디에 있느냐보단
나만의 온전한 시간이 확보돼 있느냐를
중요시 여긴다.
그런데 그게 내가 이 세계에
온전히 녹아들지 못했다고 느끼는
이유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나는 나의 생각에만 너무 빠져 있는 것 아닐까.
그것이 다른 사람과 같이 호흡하고 소통하는 데
늘 문제를 줬던 것 아닐까.
나도 모르게,
타인이 나에 거리 뒀던 요인이었지 않았을까.
그게 내가 혼자서
외로운 길을 걷고 있단
느낌을 받게 된 이유이지 않을까.
-22.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