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에세이 28회
NO 37. 그녀의 발자국
어김없이 05시 20분이면
모습을 드러내는 그녀.
밤 사이의 고독을 저만치 밀쳐 놓고
바리케이드 열린 틈으로 들어와서는
채 마르지 않은 분 냄새를 덜어 놓고 간다.
오늘 나는 출입문이 내다보이는 자리에 있지 않았다. 늘 정해진 시간이 아닌 시간에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갔고, 그래서 나는 너무나도 재빠른 그녀를 보지 못했다.
다행히 전날 밤 눈이 내렸다. 많은 눈은 아니나 그녀가 지나간 흔적은 알아챌 수 있는 눈.
그녀의 분 냄새의 궤도를 남기고 간 흔적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