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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 Apr 06. 2020

독일이 주목하는 한국의 코로나 대처: 마스크 착용?

마스크 사용 

source: pixabay


안녕하세요. 

오늘은 독일 및 유럽에서의 코로나 (cov-19)사태와 관련한 마스크 이슈를 전하려고 합니다. 


지난 월요일인 4월 1일, 오스트리아 정부에서는 슈퍼마켓에 들어가기 전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법이 시행되었습니다. 

(관련 원문 기사: https://www.tagesschau.de/ausland/oesterreich-masken-supermarkt-101.html)


마스크의 착용을 강제화한 사례는 유럽에서 처음입니다. 서구권의 마스크 착용에 대한 초기 대응을 생각해 보면 이는 상황의 급박성 및 아시아의 성공 사례를 통한 생각의 전환을 보여준다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초기에 마스크의 효용성을 주장할 때 독일에서 듣던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마스크 어차피 써도 감염 보호에 도움이 안 된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는 주로 의학적 지식에 뒷받침 되었다기 보다는 독일인들이 흔히 마스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 그렇습니다. 제 상사는 자신은 마스크가 집에 몇 장 있긴 하지만 본인은 쓰지는 않을 거라며 본인 마스크를 저에게 기증하기도.. 


상사가 일본 여행 갔을 때 샀다며 기증한 마스크.. 


코로나 감염의 가장 큰 원인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경우 타액 등 액체로 전염되는 경우가 가장 높다고 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입을 막으면 감염 보호에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제가 보기엔 독일에서는 그냥 상식적으로 마스크는 도움이 안 된다, 필요가 없다 라고 인식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주 월요일, 오스트리아에서 슈퍼마켓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한 이후 독일에서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여론이 착용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의료진을 제외한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의 효과는 전문가들 사이에서아직 일치되지 않았지만 점점 더 많은 수의 전문가들의 마스크의 사용이 일반적으로 감염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마스크 착용이 별로 도움이 안 된다"라는 식의 기사가 많았던 것 같은데, 현재는 어떤 마스크가 도움이 되는지, 심지어 마스크가 없는 경우 어떻게 스스로 마스크를 집에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기사가 점점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의료용 마스크가 아닌 천을 이용한 마스크를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재 독일 의료종사자들의 보호구 부족으로 물량을 전적으로 그 쪽으로 조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현재 마스크를 구입하고자 해도 시중에서는 구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천마스크, 패션마스크라고 하는 형식의 마스크를 직접 만들거나 머플러나 폴라티로 입을 가리고 다니고 그것이 당국에서 추천하는 마스크의 형태입니다. 


이런 상황을 경험하며 한국과 독일 시스템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한국은 초기 감염자 발생 이후 검사 이외에도 한 사람 한 사람의 감염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적극 권장하고, 마스크 부족 사태에도 정부에서 국민들에게 고루 분배할 수 있는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며, 의료진과 일반 시민의 위험 모두 챙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대로 독일에서는 의료진에의 보호구 조달을 우선시하며 국민들로부터 일반적인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오히려 경계하는 느낌입니다. 물론 환자와의 접촉이 잦은 점 등을 비롯할 때 의료진의 보호구가 어느 정도 우선시되어야 하는 부분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일반 국민들에게는 마스크의 사용 효과가 정확히 소통되지 않은 점, 이런 상황에서 "정말 나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국민의 개인이 할 때 국가를 개인적으로는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는 느낌입니다. 


즉 제 느낌은 독일에서는 처음에 "마스크 효과 없다"라는 의견이 흔한 정론이다가, 무섭게 퍼지는 코로나의 기세를 보고 "아.. 좀 무서운데? 마스크 써야하는 거 아니야?"라고 불안해하다가,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은 유럽 국가들의 정책이 옳은 것인가? 아시아 국가들처럼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국가 정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전문가들 사이의 의견이 다투어지자 "아.. 그냥 내 몸 내가 지켜야겠다.. 마스크 만들거나 가리고 다녀야겠다"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 과정이랄까요? 

(참고로 이 사태에서 한국 지인들로부터 "거기는 마스크 안 써?"라는 질문을 매우 많이 들었기에 저도 왜 그런지 생각해보았습니다.. ^^;)


아무리 마스크를 사고 싶어도 정부 정책으로 인해 살 수 없는 독일과, 국민들이 원하는 것에 부응하여 마스크의 수급을 조절하는 한국. 제가 국민이라면 한국 정부가 국민들 개개인의 건강을 더 챙긴다는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비즈니스 컨설팅을 진행하며 최근 보호구, 의료 기기 관련 수입 건이 많이 늘어나는 것을 실제로 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평소라면 조달이 가능할 일반 보호구 (마스크, 장갑, 고글) 등이 유럽에서 전량 매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독일은 연방이어서 주 끼리도 건에 따라 독립적으로 물자 조달을 결정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중앙 정부에서 효과적으로 물자 조달을 진행하기도 어렵고 심지어 주 끼리의 경쟁도 일어나는 모양새입니다. 


현재 물자 조달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의료진의 안전 문제로 이 곳도 마스크, 고글 부족으로 의료진의 감염 위험이 큰 상황입니다. 따라서 최근 보호구 관련 프로젝트 진행시 "의료진이 기다리고 있다.. 최대한 빨리 부탁드린다" 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게 사업인지 인도적 지원 프로젝트인지 하는 생각도 들고 잘 진행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듭니다. 


최근 코로나 관련한 한국의 대처 방안에 대한 기사가 소개되었는데요. 원제목은 이렇습니다. "코로나 대응 대책: 한국을 모델로?" (원문기사: https://meta.tagesschau.de/id/145451/massnahmen-gegen-corona-suedkorea-als-vorbild)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 대처로, 서구권의 대처 정책을 비판하며 우월한 대처를 자신하던 시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듯 합니다. (자주 출현하는 단어: 서구의 오만함 (Arroganz des Westens))


이 기사 밑에 달린 한 가지 댓글을 여기 소개합니다.


"서구권은 아시아와 동아시아에 대한 오만한 자세를 포기해야 한다. 그들이 우리들과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모든 문명권이 우리 시각에 부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der Westen sollte seine arrogante Art gegenüber Asien und Fernost aufgeben und dringend die Kommunikation aufnehmen, man sieht doch welche Stärken sie uns gegenüber haben.. Es muss nicht jede Zivillisation nach unserer Ansicht funktionieren.")


아무쪼록 독일도 마스크 수급 상황이 빨리 해결되어 의료진 및 시민들도 착용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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