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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 Aug 03. 2020

독일 회사 썰: 일본인, 중국인, 한국인

세계 속 동아시아, 동아시아 속 한국 

평화로운 만하임 (Mannheim) 공원

안녕하세요, 씸쏘입니다. 


오늘은 독일 회사에서 일본인, 중국인 동료와 함께 일하면서 겪은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제가 일하는 회사는 독일 회사로서 90% 이상이 독일인 직원이고, 제 직속 상사들도 다 독일인입니다. 하지만 팀에 중국인 및 일본인 동료도 있습니다. 오늘은 같이 일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몇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1. 한국 드라마가 이렇게 영향이 크다니.. 

첫 만남에서 보통 한국인이라고 소개를 하면 저는 보통 중국 계 분들에게 호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ㅎ  그 호감의 이유인 즉슨 바로 재밌게 봤던 한국 드라마! 

제 중국인 동료는 별에서 온 그대를 재밌게 봤답니다. 아주 전지현이 예쁘다고 칭찬을 그렇게 하더군요. 그리고 아는 한국어는 안녕, 괜찮아, 그리고 오빠. (?) 

제 일본인 동료는 기존에 본인이 봤던 한국 드라마에 기반한 궁금증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 남자들은 그렇게 로맨틱해? 사귈 때 그렇게 잘해 줘?" 

ㅎㅎㅎ 그래서 저는 보통 그런 것 같다고 대답을 하고 일본은 어떠냐고 물어봤는데요. 

"일본 남자는 다메.. (안돼)" 

라고 하더군요. ㅎ 

요새는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래스를 본다고 하는데요. 현빈이 멋있다고 하도 말하는 바람에 제가 사랑의 불시착을 보기 시작했답니다. ㅎ 


이들과 한국 드라마 이야기를 이 곳에서 하고 있으면, 도대체 이 곳은 어디인가..(?) 하는 신기한 감정이 들곤 합니다. 제가 일본어를 하는 관계로 일본인 동료와는 일본어로 대화를 하는데, 일본어로, 독일에서, 한국 드라마 얘기를 하고 있으면 문득 아주 국제적인 환경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거기다 특히 독일과 비교했을 때 문화적으로 비슷한 점이 있다 보니, 각자 본국에서의 경험을 얘기하면서 공감을 하기도 하는데.. 가끔은 공감을 하고 있는 게 이상하달까요. ㅎ 거기다 미디어를 통해 접한 한국에 대한 인식에 대해 실제로 만난 한국인인 저에게 질문을 하고 저를 통해 자신의 인식을 체크를 하는 것을 보며, 정말 영향력있는 문화 컨텐츠의 힘은 어마어마하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2. 3국 관련 사안에 대한 독일인 동료와의 은밀한 밀회 (?) 

향후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예측을 하던 연초에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미중 분쟁은 단연 가장 중요한 테마이고, 그 당시는 한국에서는 일본의 수출 제재 조치로 한국에서 불매운동이 시작되던 시기였습니다. 이 때 관련 테마를 얘기할 때 독일인 동료들과 문을 닫고 일을 진행했는데요. 혹시나 그럴 일은 없겠지만 쓸데 없는 불화(?)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죠. 왜냐하면 제가 한-일 상황 구체적 정황을 다 설명했기 때문입니다. ㅎㅎ 이 곳에서는 한-일 관련 분쟁 상황에 대해 자세히 보도하지도 않고, 역사적 배경이 없는 현지 사람들은 우리의 복잡한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든요. 

이는 중국 관련도 마찬가지인데요. 미중 분쟁 사안에 대한 부분을 제가 진행했었는데 이 때도 방문을 슬그머니 닫고 다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ㅎ 

저는 개인적으로는 일본인 및 중국인 동료들과 사이가 좋지만 서로 정치적인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거든요. 무역 분쟁에서는 정치적인 사항이 들어갈 일이 많기에 보통 다 함께 회의에 참여해서 토론을 하거나 하는 일은 피하는 것 같습니다. 


3. 글로벌 밸류 체인 속 밀접한 관계 및 경쟁 구도 

한국 관련 사안임에도 일본, 중국에 체크해야 하고 일본 사안임에도 한국, 중국에 체크하는 상황이 은근히 많습니다. 3국 사이에 밸류 체인이 아주 밀접하게 연관이 돼 있어서, 한국 본사에 연락을 했으나 생산 관련해서는 중국에서 다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일본의 대기업 같은 경우도 특정 사업 분야는 한국에서만 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독일인 입장이나 외국인 입장에서는 이런 인식도 있어서, 한국 출신이라도 그 지역 관련 전문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다 한 사업군을 깊숙히 들여다 보면, 일본-한국-중국 3국간의 경쟁관계가 형성돼 있는 곳이 있습니다. 보통 아시아가 강한 산업군이라고 하면 이 3국이 메인일 때가 많은데요. 각기 조금씩 다른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서로 경쟁하면서 그 랭킹을 바꾼 경우들이 있습니다. 

저는 요새 자동차 배터리 부분, 전자기기 등을 보고 있는데요. 배터리 하면 한국은 LG화학이고 중국도 중요한 업체들이 많죠. 전자기기는 한국의 SAMSUNG, 중국의 HUAWEI 등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일본은 이야기할 거리가 적지요 (SONY의 옛날의 영광..) 하지만 반도체 부분으로 들어가면 확실히 일본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진입 장벽이 높은 부분이 있지요. 


저는 가끔 이런 내용을 다루다 보면 제가 알지 못하는 역사 속 과거를 상상해 보고는 합니다. 한국의 역사는 일본, 중국으로부터의 침입과 전쟁이 많았잖아요. 이제는 그런 무력으로 전쟁을 하는 시대는 아니지만 서로 산업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며 경쟁하는 것이 그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무력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로 승부하고, 부지런함으로 승부하는 것이 한국이 저력을 발휘하는 시대가 온 것 같기도 하고요. 어쨌든 이런 부분을 얘기하다 보면 상당히 재미도 있고 뿌듯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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