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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스갯소리 Oct 24. 2024

부럽다

노모와 딸

춘천에서 맞이한 일요일.

춘천에 놀러으나 일요일 예배 또한 지키고 싶었다.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친구들에게 1시간만 나갔다 오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나홀로 가까운 교회를 찾아 갔다. 


누구에게도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뒷좌석에 앉았는데, 바로 앞에 모녀로 추정되는 딸과 노모가 앉아 있었다. 머리 전체가 흰 비단같이 물든 엄마와, 그 엄마의 주름진 손을 잡고 교회에 부지런히 왔을 딸. 문득 그들이 부러워져 처음 보는 사람의 투샷을, 뒷통수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그 순간 나의 소망은, 로또 당첨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의 엄마도 매주 두 발로 건강하게 교회에 나올 수 있는 정도로 나와 오래오래 함께였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나의 부러움 담은 시선을 알 길 없는 두 사람은 평범하디 평범한 일요일의 일상을 보내는 중이었을 것이다.


나의 모습도 누군가에게는 소망일지도 모르겠다. 자각하지 못하는 일상의 행복과 충만함, 감사를 떠올려 본다. 주차할 곳 없다고 짜증내는 대신 차를 끌고 다닐 수 있음에, 살이 찐 것 같다고 툴툴대는 대신 운동할 수 있음에, 마음이 안 맞는다고 화내는 대신 그 사람이 내 옆에 있음에...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 나오는 행위보다 중요한 것은 매순간 감사하면서 사랑 삶으로 실천하는 것임을 상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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