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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민 Nov 08. 2022

올해 같이 육아 휴직한 이유

-어린이집에 이제야 보내는 이유-

아이가 태어난 첫해는 아내가 육아휴직을 했고 그다음 해에는 내가 육아휴직을 했다. 이어서 올해는 같이 휴직을 하고 있다. 같이 휴직을 이유 중 하나는 여행이었다.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같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끊겨버린 월급이었는데 어떻게든 여행을 다니려면 절약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활용한 것이 저렴한 숙박비의 자연휴양림과 지자체 지원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을 통한 여행이었다.


자연휴양림 예약은 주말에야 힘들지만 시간 많은 우리는 평일로 쉽게 예약할 수 있었다. 보통 한 곳의 자연휴양림에 2박 3일 이상 머물면서 숲에서 놀고 휴양림을 근거지로 인근 여행지도 다녀올 수 있었다. 또한 자연휴양림에서 자연휴양림으로 이동하며 여행지도 더 넓히고 여행기간도 더 늘릴 수 있었다.

4~5월에 다닌 자연휴양림이 11곳인데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문경 대야산 자연휴양림, 국립춘천숲체원, 강릉임해자연휴양림, 강릉대관령 자연휴양림, 대구 비슬산자연휴양림, 순천낙안민속자연휴양림, 여수봉황산자연휴양림, 남해편백자연휴양림, 사천케이블카자연휴양림, 하동편백자연휴양림, 무주향로산 자연휴양림]

국립, 공립, 사립에 따라 가격차이가 있었지만 평일 숙박비는 4~6만 원 정도였다. 자연휴양림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더 큰 장점은 숲이라는 살아 숨 쉬는 학교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 간 자연휴양림인 문경 대야산 자연휴양림은 참나무가 많아서 도토리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아가는 책에서 보았던 도토리를 실컷 주으며 즐거워했다. 우리는 더 열심히 자연휴양림을 다니기 시작했다.

춘천숲체원/순천낙안민속자연휴양림



6월부터 9월까지는 지자체 지원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을 통한 여행을 다녔다. 아내가 여수 한 달 살기 프로그램으로 경비를 지원받아서 여행 다니는 지인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매일 지자체 지원 한 달 살기 정보를 검색해보았다. 지자체 지원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은 경상남도와 전라남도가 많이 운영하고 있었고 그밖에 지역에서도 일주일 단위 프로그램이 있었다. 휴직 전 직장에서 계획서와 공문 쓰던 실력이 괜찮았었는지 계획서를 제출한 지자체 지원 한 달 살기 프로그램에 모두 합격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다녀온 지자체 지원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서산 일주일살기, 창원 한달살기, 거제도 한달살기, 통영 한달살기(코로나 확진으로 못 감), 진도 한달살기] 

지자체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은 숙박비 및 경비를 지원받는 대신 미션을 수행하여야 하는 조건이 있다. SNS나 블로그 및 유튜브에 여행기를 올리는 것이다. 나는 인스타그램에 매일 2건의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미션을 수행하였는데 덕분에 아이 사진을 많이 찍게 되었고 더 열심히 지역의 명승지를 찾아다니게 되었다.

거제도/진도에서 사귄 친구들



진도 한 달 살기로 지자체 지원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을 모두 종료하고 올해 여행을 마무리하고자 생각하였는데 진도에서 차를 싣고 제주도로 가는 배가 올해부터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진도까지 갔는데 바로 앞의 제주도 안 들렀다가 오면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0월은 제주도 자연휴양림으로 숙소를 예약하였다.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절물자연휴양림, 교래자연휴양림], 그리고 보름 살기 민박집을 예약해서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오게 되었다. 제주도 여행까지 마무리하게 되면서 우리는 올해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섬 1,2,3위인 제주도, 거제도, 진도를 한 달 살기로 모두 다녀오게 되었다.

제주도 여행의 마지막 노을

올해 이렇게 긴 여행을 미리 계획하고 아내와 같이 육아휴직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행은 우리를 이끌었고 아이는 여행과 함께 자랐다. 그리고 내일 우리 아이는 처음으로 어린이 집에 등원한다. 새로운 친구를 만날 생각에 설래여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여행 간 것처럼  잘 적응하고 지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집 준비물 준비에 분주한 아내가 나에게 오늘 이렇게 말했다.

'시간을 다시 돌려도 이렇게 했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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